▲육괴정 인근에 있는 계곡이다. 물이 참 맑은 계곡이다.
이재환
육괴정 인근에는 또 다른 숨은 명소가 있다. 육괴정에서 수덕사 방향으로 숲길을 따라 곧장 내려가다 보면 얼마 가지 않아 숲속의 작은 계곡을 만날 수 있다. 물론 계곡이라고는 전혀 없을 것 같은 야트막한 산에 마치 선물처럼 계곡이 있었다.
며칠 전 내린 단비 탓인지 계곡에는 비교적 많은 양의 물이 흐르고 있었다. 따사로운 봄 햇살에 맑은 계곡의 물소리 탓일까. 오랜만에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 소리를 들으니 발음 담그고 한숨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머지 일정을 생각해 졸음을 탈탈 털고 일어나 다시 걸었다.
빠르게 걷지는 않았다. 느릿하게 걸으며 좀더 많은 것을 눈에 담고 싶었다. 수덕사 앞 방죽을 지나 덕숭산 끝자락의 능선을 넘자 눈앞에 광천 저수지의 커다란 둑이 보였다. 이날 걷기의 최종 목적지이다.
단조로울 줄 알았던 길에는 뜻밖에도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아마도 이것이 내포문화 숲길 걷기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