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서신 한국무술박물관 관장.
김영숙
1959년 주안에서 태어난 필 관장은 그의 아버지가 18세 때인 1930년대 필 관장의 할아버지와 함께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필 관장은 무술을 9세 때 처음 배웠다. 당시 인천에서 중국 무술을 가르칠 수 있는 스승은 두 명뿐이었다. 그 중에 한 명이 필 관장의 집안 어른인 필서익 할아버지였다.
"그 때는 다들 조금씩 운동을 했어요. 당시 특별히 할 것도 없고 집안에 운동하는 어른이 있어서 따라 했죠. 나중에는 싫어도 억지로 했어요. 그런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안 해도 되겠다고 좋아했는데, 허전하더라고요. 오히려 본격적으로 운동을 했습니다."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해인 1972년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을 한 필 관장은 1976년께부터 우리나라를 대표해 국제대회에 나갔다. 그때는 중국과 우리나라가 수교를 맺기 전이라, 홍콩이나 대만에서 하는 국제대회만 참가할 수 있었다.
"한국 사람들은 오히려 외국에서 개최하는 대회에 참석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여권이나 비자를 만들기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1980년까지는 화교들이 한국 대표로 많이 참가했는데, 그 후로는 한국 사람이 국제대회에 많이 갈 수 있게 됐습니다."필 관장은 처음에는 중국 북쪽지방에 많이 퍼져있는 팔괘장을 배웠다. 또 한 분의 스승인 노수전의 제자를 통해서다. 그런데 1979년 대만에서 중국 남쪽지방 무술인 홍가권을 익혔다. 선수권대회에 참여하느라 다녔던 대만에서 무술과 학업을 이어갔으며, 대만과 홍콩 영화사와 연결이 돼 영화 무술감독으로 참여하기도 하고 스턴트맨으로 영화에 직접 출연한 적도 있다.
1983년에 한국과 영화 관련 계약을 맺고 들어온 필 관장은 경기도 김포에서 체육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체육관을 운영하려 한 게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계속 연습할 공간이 필요해 마련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아들과 손자를 가르쳐 달라고 해서 시작했어요. 애들이 많아지니까 과외교습소로 교육청에 신고해 지금까지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그러다 1986년 다시 인천으로 왔다. 그 이유를 묻자, "고향이니까"라고 짧게 답했다.
인천은 한국에서 쿵푸가 처음 시작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