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감굿초청되어 온 무당이 굿을 하고 있다
하주성
고성주씨는 국내에 몇 명 남지 않은 단골판을 가진 무속인이다. 지금도 어림잡아 200집 정도의 판을 갖고 있다. 처음 이 집을 찾는 사람들은 당황해 하기도 한다. 고성주씨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고성주씨를 보고 '아버지'라는 호칭을 쓰기 때문이다. 고성주씨 역시 남자들은 '아들'이라 부르고 여자들은 '며느리'라 부른다.
이 집을 드나드는 신도들은 대개 대물림 신도들이다, 고성주씨가 내림을 받고 처음으로 무속인의 길을 시작할 때부터 드나든 신도들이 많다. 또 신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신도들까지 있다. 이 집에서는 '아버님'이나 '아버지'라는 호칭이 자연스러운 것도 고성주씨가 정신적인 부모이기 때문이다. 하기에 고성주씨의 판이 깨지지 않는다.
아침 6시부터 시작한 맞이굿4월 3일은 음력 3월 7일이다. 고성주씨의 맞이굿은 봄과 가을 일 년에 두 차례씩 열린다. 봄맞이는 음력 3월 7일, 가을맞이는 음력 10월 7일에 열린다. 하기에 이 집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그 날이 되면 알아서 찾아온다. 매년 되풀이하는 굿이기 때문에 굳이 연락을 하지 않아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침 6시에 마당에 제당맞이 상을 차려놓고 굿이 시작된다. 제당맞이란 천계에 있는 신령들을 맞아들이는 제차이다. 제당맞이를 마치고나면 아침상을 받는다. 흔히 '상다리가 휘어진다'라는 표현이 딱 맞는다. 그럴 정도로 푸짐한 상이 차려진다. 그 많은 찬을 모두 고성주씨가 직접 조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