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그렇게 바다로부터 봄은 육지로 왔고, 육지로 온 봄도 이제 갈 채비를 하고 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낙화한 동백이 가는 봄의 시간을 가늠하고 있다.
김민수
제주의 봄은 바다가 잉태하고 있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봄은 바다에 먼저 오고, 바다의 계절이 여름으로 갈 즈음에 육지에는 비로소 봄이 오고, 바다의 계절은 육지보다 한 계절 앞서 걸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겨울 바다에 들어가도 견딜만큼 따스하고, 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한 것이리라.
서울 하늘에는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있다.
호흡이 가빠지고 눈이 따가워 걸을 수가 없고, 맑은 하늘은 언제 보았는지 가물거릴 정도다.
4월, 무작정 제주도로 향했다.
제주의 4월은 일년 열두 달 중에서 오름이므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걷기에도 가장 좋은 계절이므로 무작정 걷고 싶었다. 허벅지의 근육이 뻐근할 정도로 걷고 또 걸었다. 대중교통과 걷기만으로도 충분히 제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몸으로 증명했다.
천천히 걷는만큼 제주도 더 깊이 다가왔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아주 긴 여운으로 남은 걷기 여행이었다. 느릿느릿 걸었으므로, 사진도 느릿느릿 셔터에 해당하는 장노출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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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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