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2030 마음을 사로잡은 '대림미술관의 비밀'

등록 2017.04.04 10:20수정 2017.04.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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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한 시간 기다리셔야 합니다."


지난 주말 아침, 전시를 보러 대림미술관을 찾았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미술관 앞에 20~30대 청년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대림미술관이 이른 아침에도 관람객들로 북적거리는 모습은 이제 그리 어색하지 않다. 주말에도, 평일 오후에도, 심지어 평일 낮에도 관람객이 가득한 대림미술관은 이제 20~30대 사이에서는 손꼽히는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대림미술관이 20~30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요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림미술관이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에는 탄탄한 전시 기획력이 있다. 청춘, 음악, 패션. 대림미술관은 20~30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전시를 주로 기획했다. 전시와 관련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관객이 전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을 보며 비틀즈의 음악을 듣는 '비틀즈 나잇' 등 전시와 관련된 이벤트들은, 주제를 딱딱하지 않게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

관람요금도 대학생들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간다. 성인 기준 기본 관람요금은 5000원. 이마저도 인터넷으로 예매하면 20% 할인된 가격인 4000원에 전시를 즐길 수 있다. 심지어 표를 한 번 구매하면 전시가 끝날 때까지 무제한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커피숍 음료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전시를 계속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사진촬영을 허용한 것도 대림미술관을 알리는 데 한 몫 했다. 최근 20~30대 사이에 유행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영상과 이미지가 중심이 된다. 사진을 검색하고,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되다 보니 관람객들 사이에도 '관람 인증샷'을 남기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대림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전시를 즐기고 SNS에 사진을 남긴다. 그리고 이것은 자연스레 미술관을 홍보하는 효과를 낳았다.

미술관에 가는 것이 하나의 이벤트이던 때도 있었다. 관람요금이 비싸고, 작품을 눈으로만 기억해야 하다 보니 미술관에 쉽게 갈 수 없었다. 미술관에 가게 되면 큰마음을 먹고, 작품 공부를 한 뒤 천천히 감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대림 미술관은 '일상이 예술이 되는 미술관'이라는 비전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청년층의 일상에 예술을 넣고, 미술관 속에 청년들의 일상을 놓았으니 말이다.


#대림미술관 #미술관 #그림감상 #사진촬영허용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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