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을 시간 없이 일하고, 사고를 당해도 일하고...

광주청년유니온, 배달 청년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발표

등록 2017.03.31 17:43수정 2017.03.3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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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지역 배달 아르바이트 청년노동자들은 대부분 식사시간과 쉬는 시간없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지역 배달 아르바이트 청년노동자들은 대부분 식사시간과 쉬는 시간없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광주청년유니온

광주지역 배달 아르바이트 청년노동자들 대부분이 쉬는 시간은 물론 식사시간도 없이 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2%는 업무 중 폭언·폭행·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광주청년유니온(위원장 문정은)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광주광역시 배달 아르바이트 청년 2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조건 실태조사 결과 확인되었다. 

광주청년유니온이 31일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달 아르바이트 청년노동자의 71.5%가 식사시간도 없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78.9%는 휴게시간 없이 일하고 있으며, 78.5%는 거의 쉬지 못하고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배달 아르바이트 청년노동자들의 근로조건 조사 결과는 매우 열악한 상태로 나타났다. 근로계약 위반 비율은 39.4%나 됐고, 법정 초과 근로 가산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비율도 39.1%나 됐다. 또 15시간 이상 근무하는 배달 노동자 중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비율이 60.8%에 이르렀으며, 특히 '일반 소규모 음식점'에서 일하는 배달 노동자의 83.2%가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지급 형태는 시급제가 42.4%를 차지했으며 실적제(38%), 일당제(10.3%), 월급제(9.3%)가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의 평균 임금은 시급제의 경우 평균 시간당 7139원, 실적제의 경우 건 당 평균 3387원, 일당제의 경우 하루 평균 6만 4531원, 월급제의 경우 월 평균 172만 3333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배달 아르바이트 청년노동자의 76.7%는 사회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건강보험 가입 비율은 7.2%, 국민연금 가입 비율은 7.5%, 고용보험 가입 비율은 16.8%, 산재보험 가입 비율은 40.8%에 불과했다.

사회보험 가입률이 저조하다 보니 일을 하다가 사고나 재해를 당한 적이 있는 배달 아르바이트 청년노동자는 15.9%에 이르렀으나 산재로 처리한 이는 8.5%에 불과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사고 경험자의 62.6%가 치료를 받으며 계속 일을 했다는 것이다.    

배달 도중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원인으로 배달 아르바이트 청년노동자들의 32.8%가 '제한시간 내 배달완료를 위한 무리한 운전'을 꼽았다. 특히 배달대행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제한시간 내 배달완료를 위한 무리한 운전'(55.8%)을 사고 원인으로 상대적으로 높게 꼽았다. 


배달 아르바이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가장 개선되어야 할 것은 '시간 배달제 폐지'(29.8%)와 '수당 시스템 개선'(14.7%)으로 조사됐다. 배달 업종 중 패스트푸드점 노동자들은 '시간 배달제 폐지'(45.6%)를, 배달대행업체 노동자들은 '수당 개선'(22%)과 '배달물품 반품/손실'(18.2%)을 상대적으로 높게 제시했다.

 배달 아르바이트 청년노동자의 5명 중 1명(22%)은 업무 중 폭언·폭행·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배달 아르바이트 청년노동자의 5명 중 1명(22%)은 업무 중 폭언·폭행·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광주청년유니온

특히 배달 아르바이트 청년노동자의 5명 중 1명(22%)은 업무 중 폭언·폭행·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가해자는 고객(65.5%) > 상급자(20.5%) > 고용주(14%) 순으로 나타났다.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문정은 광주청년유니온 위원장은 "배달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라면서 "배달을 시키는 시민들도 '빨리빨리 배달'을 거부하고 '안전한 배달'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문 위원장은 "더 큰 문제는 신종 배달업이 생겨나면서 노동자들이 기존 근로계약을 맺는 대신 개인사업자 형태의 '위장된 고용관계'를 맺고 있어 업무상 과실이 발생했을 때 그 책임을 개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면서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배달 노동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만큼 대책 수립이 절실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광주청년유니온은 ▲ 배달업 시장 규제정책  ▲ 노동시장 보호 방안 ▲ 특별 근로감독과 모니터링 ▲ 근로기준법 준수 ▲ 노동인권과 노동환경 개선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배달 #아르바이트 #광주청년유니온 #청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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