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검찰 차량을 타고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정계에 입문한 직후부터 대권을 꿈꿨다. 2002년 대선 출마를 저울질할 무렵,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을 정치적으로 포장할 아이템을 찾는다. 그리고 탄생한 것이 '법과 원칙의 박근혜'였다.
대권 노리고 만든 아이템 '법과 원칙의 박근혜'
그 이후로 박 전 대통령은 이 아이템을 자신의 정치마케팅에 적극 활용해왔다. 그의 정치 행보엔 거의 빠짐없이 '법과 원칙'이라는 낙관이 찍혔다. 화가가 완성된 작품에 자신의 호를 새긴 낙관을 찍듯, 그는 자신의 정치적 행위마다 자신의 이름과 함께 '법과 원칙'을 새겨 넣었다.
줄곧 '법과 원칙'이란 수식어는 꼬리표처럼 박 전 대통령을 따라다녔다. 점차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을 '법과 원칙의 정치인'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아이템 마케팅이 통했던 것이다. 그러나 '법과 원칙'의 이면에 무엇이 숨어있는지 아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2012년 대선. '박근혜 대세론'은 콘크리트처럼 견고했고, 그는 보수진영의 대통령 후보가 됐다. 그를 연호하는 사람들은 당선을 확신하고 '법과 원칙의 대통령'이라고 불렀다. '법과 원칙이라는 포장 뒤엔 오물투성이'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비정상적으로 보일 만큼 '정치인 박근혜'와 '법과 원칙'의 사이에는 등부호가 크고 선명하게 그려져 있었다.
포장지 속에는 엄청난 오물이당시 포장지를 뜯으면 상상도 못 할 오물이 쏟아져 나올 거라는 것을 감지했던 이들이 얼마나 됐을까? '박근혜의 민낯'을 아는 이들은 소수였다. 일부 언론과 '인간 박근혜'의 행적을 끈질기게 추적해온 몇몇 시민들뿐이었다. 이들은 '박근혜의 민낯은 동과 서가 멀 듯 법과 원칙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니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소리쳤다. 하지만 소수의 외침은 다수의 프로파간다에 묻히고 말았다.
최태민과 그 일가와의 기이한 관계와 비정상적인 유착. 미스터리에 가까운 부의 축적 과정. 여기에 영남학원, 육영재단, 정수장학회, 한국문화재단 등에서 보여준 행적. 이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박근혜의 민낯'이 드러난다. 그 민낯은 '법과 원칙'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포장지가 뜯어졌다. 이제야 그 속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실체를 보고는 95%의 국민이 경악했다. 어떤 이들은 놀라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포장지를 뜯자마자 시커먼 오물이 끝없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 오물은 대한민국 전체를 더럽혔다. 세계 각국도 박근혜와 최순실이 합작한 '기막힌 국정농단'에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