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현 사진가디지로그의 사진세계를 만들어가는 백상현 사진가. 그에게 사진은 수행이다.
김창근
사진은 대상을 찍는 행위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화를 통한 해석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사진을 어떤 인화지로 작품화시킬 것인가까지가 작가의 영역임을 인정한다면 작가의 컨셉과 함께 관람객에게 온전한 작품으로 선보이는 일련의 메커니즘을 다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백상현 사진가는 이렇게 말한다.
"작품성만 가지고 평가받는 시대는 지났다고 봅니다. 현대 예술은 융합을 지향하는 흐름 속에서 사진가는 컨셉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고 어떤 인화지를 쓰고 어떤 프린트를 해서 품격 있는 작품을 완성시키느냐 하는 기술성도 겸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백상현 사진가는 흑백사진에 매진하는 우리나라 작가 중에서 최고의 작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흑백사진의 대가인 조임환 작가 외 흑백사진 전문가들로부터 '우리나라 최고의 흑백 프린터'라며 그의 작품성과 기술성을 인정해 주었다고 한다.
암실에서 5년간의 창작 대기업 연구원으로 회사생활을 할 때 취미로 시작했던 사진은 2000년대 초반에 홍익대학교 대학원 이희상 교수를 만나 흑백사진 사사를 하면서 큰 전환점을 맞게 된다. '감광측정법'을 통해 필름에 반응하는 빛의 차이, 인화의 톤을 과학적으로 체계화한 '존 시스템'을 접하고 그는 안산에 암실을 만들어 장장 5년 동안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다. 흑백사진을 한다는 작가의 작품이 일정한 톤이 없어 연작을 만드는 데 실패하지만 그는 5년간의 노력으로 쌓인 결과를 데이터로 만들어 언제나 일정한 톤의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