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일2동 일대에는 ‘조방’이라는 이름을 붙인 상호를 쉽게 볼 수 있다.
민수아
조선방직은 민간기업인 동시에 총독부의 국책기업으로 수천 명 노동자들의 일터로 성장했다. 이승만 정권 수립 후 처음으로 대규모 파업을 일으킨 곳이기도 하다. 이승만 지지자인 사장 강일매가 20년 이상 근속한 숙련공과 노동조합 간부를 무단해고하고 노동조합을 파괴하려 하자 노동자들은 '폭군 강일매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1951년 12월 19일 쟁의에 들어갔다.
정부는 노동자들의 요구조건을 수락했지만 이후 노조 간부를 구속하고 강일매는 유임되었다. 이에 총파업을 결의한 6천여 노동자들은 대한노총의 파업 번복선언을 아랑곳 않고 3월 12일 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경찰의 탄압으로 많은 희생자를 내고 결국 실패로 끝났다.
1969년 7월 부산직할시가 법인 청산 절차를 밟아 조선방직을 공식 해산하면서 부산시민의 대표적인 일자리였던 조선방직은 사라졌다. 하지만 그 흔적은 '조방앞'이라는 행정구역에도 없는 지명으로 시민들 기억 속에 남았다.
억지스러운 관광 코스를 개발하기보다 역사성이 뚜렷한 장소에 집중해 지역의 생기를 다시 찾는 게 도시재생의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부산 동구는 2월 1일 좌천동 성북시장에 '웹툰 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젊은이들이 떠난 원도심에 상권을 살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겠다는 포부가 느껴진다. 하지만 맥락 없는 개발을 의아해 하는 지역주민도 있으니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반기고 즐기는 방향으로 도시재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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