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서울대학교에서 훼손된 '성소수자 학생 환영 현수막'.
서울대 성소수자 동아리 ‘큐이즈’
보편적 인권에 대한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아래 반동연)가 '동성애 반대운동에 청년대학생들과 대학선교단체들이 용기 있게 나서자!'는 제목의 논평을 내며 대대적인 성소수자 혐오 선동에 나섰다. 논평 발표의 배경으로는 최근 대학 사회의 변화 흐름이 꼽힌다. 특히 성소수자 학생들이 커밍아웃 후 대학 자치기구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되고 있다는 사실에 적지 않은 위기의식을 느낀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의 의지는 결연해 보였다. 논평은 '동성애가 마치 세련된 최첨단 유행인 양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한 반문으로 시작한다. 그리고는 '악한 공중권세의 모략'이니, 성해방운동에 따른 성적남용과 방종'이니 하는 말들을 늘어놓으며 성소수자 혐오 선동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진 논평의 내용에서는 "퀴어 바이러스를 퍼뜨리자"는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의 상징적 표현을 멋대로 비틀어 '죄(罪)의 전염병', '인류문명을 파멸로 이끄는 종말적 병리현상' 따위의 어그러진 수사로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폄하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우리는 '동성애는 병이다' 따위의 표현이 '극단적인 혐오 선동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미국 정신과협회와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무수한 전문기관이 동성애를 정신질환에서 제외한 것도 어느덧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것은 '미화'가 아닌 실제이며, 대한민국 기득권이 그토록 연모해 마지않는 '글로벌 스탠다드'가 아닌가.
그런데도 눈과 귀를 가린 채 성소수자에 대한 곡해를 일삼고 있는 이들은 이제 성소수자 학생들의 학내 자치기구 진출까지 문제 삼고 나섰다. 논평을 살펴보면 "신학과가 있는 기독교사립종합대학인 성공회대 제32대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동성애자였다(개인의 성적지향을 과거형으로 표현하다니 이들의 무례와 무지는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커밍아웃한 백승목 학생이 입후보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러 통탄스러움을 느낀다"는 문장을 시작으로 학내 자치기구 대표자를 역임한 커밍아웃 성소수자들을 언급했다.
이어진 문장을 통해 반동연은 성소수자의 대학 자치기구 진출은 '주도면밀하게 추진되는 조직적 운동'이며 '대학 총학생회를 장악한 후 학생들을 동원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부추기려는 고도로 계산된 동성애 진영의 전략'이라고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