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8시 51분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7B지구 29세대가 불에 탔다.
김도희
화재는 약 2시간 만에 완전히 진압되었지만, 현장 수습에 대한 대책이 미비해 주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화재현장 윗집에 거주하는 정아무개(59)씨는 "화재 지역 주변 가구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한전에 연락해서 낮에 오긴 했는데 자기네 소관이 아니라 마을 소관이니까 마을 자체에서 하라 그러고 가버렸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책을 기다리던 정 씨와 마을 주민들은 결국 직접 복구에 나섰다. 그들은 화재 현장 내에서 쓸 수 있는 전깃줄을 살리고 주변 가구가 전기를 쓸 수 있도록 작업했다.
정 씨는 "전기선 복구가 끝나면 수도 작업도 할 예정이다. 물을 틀게 되면 화재 현장에서 물이 새기 때문에 수도를 다 잠가 놓았다. 마을의 다른 구역이 물을 쓸 수 있게끔 배관을 따서 복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한전에서 온다더니 지금 이게 뭐냐. 심지어 이제는 전화도 안 받는다. 내일까지도 연락을 받지 않으면 내가 한전을 찾아갈 것"이라며 분노했다.
또 다른 주민은 "오전에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왔다 갔는데 대책이 하나도 없다. 내일 또 온다는데 해주는 게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강남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상시 상황근무를 하던 강남구청 구룡마을 상황실 근무자들은 구룡마을 7B지구에서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화재현장 주민들을 안전하게 대피시켰다"며 "화재발생 직후 강남구청장과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은 현장에서 이재민 지원 대책 긴급회의를 열어 이재민이 임대주택에 즉시 입주할 수 있도록 합의하고 개포1동 주민센터에 화재이재민 임시구호소를 설치해 신속하고 안정된 이재민 주거정착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재민들이 요구하는 임시 거주지의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저감 등을 포함한 안정적 이주대책에 대해 서울시, 강남구,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