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쓰시마파도에 침몰한 배의 모형
김수종
이 비석은 전체 112개의 영석으로 만들어졌다. 사망자 112명을 추모하는 뜻이다. 옆에 있는 표지석과 안내의 글은 쓰시마 소가종가의 문고를 정리하다가, 당시 수장된 112명의 명단이 발견되어 이름 전부를 돌판에 새긴 것이다. 옆에는 배의 형상을 새긴 돌도 있다. 이것들은 지난 2003년 세운 것이라고 한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21대 쓰시마 도주 소 요시자네(宗義眞)가 사망했고, 23대 도주 소 요시미치(宗義方)가 취임을 하게 된다. 이를 조문하고 축하하기 위해 오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당시 사절단은 요즘으로 보면 외교관들과 함께 무역을 하는 상인, 선원들로 규모로 보아 조선통신사라기보다는 공무원들이 쓰시마 번에 출장을 오가던 공무 중 사고였던 것이다.
1719년 이곳을 지난 조선통신사 신유한은 해유록(海遊錄)에 "바다 한가운데 늘어선 큰 돌들이 마치 고래의 어금니와 범의 이빨 같았다. 그 가운데 배가 들어가 한 번만 실수하면 부서지고 엎어지기 십상이다"라고 기록했다. 그만큼 위험한 곳이라 그런지 요즘은 드나드는 배가 거의 없어 보인다. 일단 우리 일행은 잠시 추모를 하고는 전망대 안으로 입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