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을 파면서 나온 잊어버린 안경과 반쯤 땅을 삽으로 파 엎은 모습입니다.
박현국
일부 자연농법을 하시는 분들은 땅을 팔 필요없이 씨앗을 뿌리고, 푸성귀를 가꾸신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처음 그 말을 듣고 그렇게 해 보았습니다. 참을성이 없어서인지 한번만 하고 그만 두었습니다. 푸성귀가 풀속에 묻혀서 거의 자라지 않고, 열매가 전혀 열리지 않았습니다.
어려서부터 보고 배운대로 봄, 가을 씨를 뿌리기 앞서서 땅을 삽으로 파 엎은 다음 씨를 뿌립니다. 땅을 삽으로 파기 전에 마굿간에서 얻어온 말똥 섞인 대패밥을 땅에 뿌립니다. 삽으로 땅을 파는 일은 쉽지 않지만 운동도 되고, 흙냄새도 맡을 수 있습니다.
저희 밭 둘레에서 푸성귀를 가꾸시는 분들 가운데 저와 같이 흙을 삽으로 파서 씨앗을 뿌리는 분은 없습니다. 모두 나이가 들어서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어르신들도 자신이 어려서는 그렇게 삽으로 땅을 파서 씨앗을 뿌리는 것을 본 적은 있지만 자신은 힘들어서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