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모습 드러낸 세월호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현장에서 바닷속에서 녹슬은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뒤 이날 수면 위로 처음 떠오른 것은 정확히 1천73일째다.
사진공동취재단
- 언제부터 사고 해역에 가 계셨나요."어제 오전 9시 쯤 진도 팽목항에서 출발했어요. 일단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이후 해야 할 작업들이 더 많잖아요. 물살이 약한 곳에서 반잠수식 선박으로 (세월호를) 옮겨야 하고, 그 다음에 목포 신항으로 옮겨 뭍으로 올려야 해요. 반잠수식 선박까지 옮겨질 때까지 여기 사고 해역에 있어야 합니다."
- 현장에 계속 있으면 힘든 점이 많을 텐데, 건강은 괜찮으신가요."은화 어머니는 혈압약을 계속 드셔요. 저도 그렇고, 미수습자 가족들 모두 좋을 리가 없죠. 어휴 근데, 지금 힘든 게 문제가 되겠어요. 세월호가 온전하게 올라와야 하는데 시간이 걸리니, 그거 기다리는 게 더 힘들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아픈 사람들은 우리가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아파요, 너무 아파..."
- 목포 신항까지 빠르면 2주 안에 옮겨질 수도 있는데."하아, 그것까지도 2주 걸리고, 거기서도 육상에 거치되려면 안전검사와 방역처리를 해야 하는데, 그러면 또 1~2주 걸려요. 그러면 세월호가 수면으로 올라온 뒤 한참 지나는 건데, 빨리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일단 사람을 찾는 게 최우선이에요. 사람 먼저 찾아야 해요. 사람 먼저 가족 품으로... (한숨) 아직 세월호는 인양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 입장에선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와 미수습자 9명을 찾아야 인양이 성공한 거예요. 갈 길이 멀어요."
-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고 계신가요."팽목항 식당에서 이것저것 가져왔어요. 주로 햇반(즉석밥)에 라면, 그리고 김치."
- 잠은 어떻게 주무셨어요."잠 한 숨도 제대로 못 잤죠. (지금 머물고 있는) 배에 테이블이랑 의자가 있는데, 거기서 쪽잠 자고 있어요."
- 지금 머물고 계시는 배는 어느 정도 크기인가요."1250톤. 잠자리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없어요. 간밤에 인양이 잘 되길 성공하는 마음으로 날밤을 샜어요. 배 밖에 나가면 사고 현장이 보여요. 현장 바라보고 있다가 좀 추우면, 안에 들어와서 몸 좀 녹이고, 또 나가 현장 바라보고…."
- 사고 현장에서 계시는 배까지는 어느 정도 떨어져 있나요."1.8km."
-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어떤 심정이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음... 사실 은화 어머니랑 나랑 같이 앉아서 그 사진을 보고 대성통곡했어요. 내가 다윤이 찾기 위해 3년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데 이 배가 너무 흉측하잖아. 이런 곳에 내 딸이, 미수습자 9명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고 비참했어요."
- 딸을 만난다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엄마가 너무 미안하다는 말, 그 말을 해주고 싶어요. 세월호 안에 너무 오래있게 해서 미안하다고, 영원히 사랑한다고... 착하고 예쁜 딸, 나의 전부인 딸, 반드시 엄마 곁으로, 아빠 곁으로, 언니 곁으로 꼭 돌아올 거예요."
- 다음 대통령에게 꼭 하고 싶은 말."제가 하고 싶은 말이 뭐가 있겠어요. 대통령이 될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세월호 미수습자 9명 꼭 찾아달라는 것, 그걸 약속하면 그 사람한테 한 표를 줄 거예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마치면서) 좋은 날씨 (유지되도록) 기도해주세요. 앞으로 할 일이 많잖아요. 갈 길이 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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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찬 바다로 나선 다윤 어머니 "미수습자 찾아야 인양 성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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