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만난 3000원 비빔밥, 이런 행운이...

[제주도 먹거리 볼거리 ②] 산방산 유채꽃, 마농치킨, 자리돔 젓갈

등록 2017.03.20 14:15수정 2017.03.20 15:11
1
원고료로 응원
 제주도 산방산 근처에서 유채꽃물결에 취해본다. 사유지인 이곳은 1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제주도 산방산 근처에서 유채꽃물결에 취해본다. 사유지인 이곳은 1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조찬현

산방산 가는 길이다.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역시 제주도의 봄은 유채꽃물결이 인상적이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유채꽃물결에 취해본다. 사유지인 이곳은 입장료 1000원을 받는다.

산방산과 송악산의 봄


아침에 식당에서 느꼈던 불쾌했던 기억이 싹 사라진다. 노랑노랑 넘실대는 유채꽃의 아름다움에. 제주도 유명 맛집이라고 해서 아침에 찾아갔던 그곳의 성게국수는 어패류의 선도가 안 좋아 사실 많이 섭섭했다. 어느 제주도민이 "한번 맛보면 아주 환장해버려요"라고 했던 그 말이 허언이 되고 말았다. 

 산방산 가는 길에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산방산 가는 길에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조찬현

유채 꽃밭에는 진한 유채꽃향기가 물씬하다. 그 향기 따라 선남선녀들이 찾아든다. 산방산의 고운 유채꽃을 본 후 송악산으로 향한다. 차창을 스쳐가는 제주도의 밭은 검은 빛깔이다. 드넓은 밭에는 푸릇푸릇 마늘이 심어져 있다.

송악산이다. 여행자들이 탐방로를 따라 걷는다. 파도는 하릴없이 해변을 오간다. 산들산들 봄바람이 분다. 바람의 언덕이라는 그 명성을 또렷하게 각인시키기라도 하려는 듯 산에 오르자 바람이 드세다.

해변은 기암괴석이다. 산책로는 그림인 듯 아름답다. 산방산 해변과 무인도인 형제섬이 눈길을 자꾸만 붙든다. 바위 끝에 앉아있던 매 한 마리가 울부짖으며 이내 하늘로 날아오른다. 우측 멀리에는 마라도와 가파도 섬이다. 산방산 초원에서 말을 몰며가는 마부가 노랫가락을 흥얼거린다. 아이 둘이 말 잔등에 타고 있다.

 송악산 입구에서 여행자들이 형제섬을 바라보고 있다.
송악산 입구에서 여행자들이 형제섬을 바라보고 있다. 조찬현

 해변은 기암괴석이다.
해변은 기암괴석이다. 조찬현

 산방산 초원에서 말을 몰며가는 마부가 노랫가락을 흥얼거린다.
산방산 초원에서 말을 몰며가는 마부가 노랫가락을 흥얼거린다. 조찬현

서귀포 올레시장에 가다


 부시리가 수족관에서 유영을 하고 있다.
부시리가 수족관에서 유영을 하고 있다. 조찬현

서귀포 올레시장이다. 부시리가 수족관에서 유영을 하고 있다. 제주 특산물 옥돔도 보인다. 제주흑돼지꼬지와 오메기떡 제주풀빵 등 다양한 제주의 먹거리가 유혹을 한다. 산뜻하게 잘 단장된 올레시장은 믿음이 간다.

점심시간이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착한 맛집으로 이름난 금복식당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점심시간에만 영업을 한다. 비빔밥과 보리밥이 단돈 3000원이다. 관광지 제주에서 이런 집을 만난 건 아마도 행운이 아닐까.


연로하신 할머니가 가게를 운영 중이다. 부디 건강하게 오래도록 이 자리를 지켜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가 몇 년이나 할랑가 몰라요. 나이가 80이에요."

  서귀포 올레시장 금복식당의 3천원 비빔밥이다.
서귀포 올레시장 금복식당의 3천원 비빔밥이다. 조찬현

시래기지짐과 병아리콩조림 미나리무침 등의 반찬과 함께 차려낸 비빔밥 맛은 기대 이상이다. 시래기지짐은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이색별미다. 너무 맛있어 한 번 더 부탁을 했다.

숙주나물과 어묵채 상추채 계란에 양념장을 끼얹어 내온다. 보리밥이다. 쓱쓱 비벼 한술 떠먹어보니 참 맛깔지다. 쌈용으로 내준 봄동 배추쌈을 하면 좋다. 전주가 고향인 할머니가 34년째 이 가게를 지켜가고 있다.

마늘치킨과 자리돔 젓갈에 반하다

 서귀포 올레시장 마농치킨의 가족들이다.
서귀포 올레시장 마농치킨의 가족들이다. 조찬현

마농은 마늘의 제주도 방언이다. 서귀포 올레시장의 마농치킨(중앙통닭)은 수요미식회 맛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깨끗한 기름에 한번만 튀겨내 맛이 고소하고 산뜻하다. 푸짐함에 맛 또한 빼어난 옛날통닭이다. 갓 튀겨낸걸 먹어보니 맛있다. 포장한 걸 나중에 먹어봐도 맛이 제법 괜찮다.

"주물로 주문제작한 가마솥에 닭을 튀깁니다. 30년째 아들이 대를 잇고 있어요. 딸이 가게를 하는 먹고 갈 수 있는 2호점도 있어요."

  깨끗한 기름에 한번만 튀겨내 맛이 고소하고 산뜻하다.
깨끗한 기름에 한번만 튀겨내 맛이 고소하고 산뜻하다. 조찬현

마늘치킨이다. 마늘로 숙성을 해서 튀긴 후 다진 마늘에 버무려내므로 맛이 담백하다.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는 게 특징이다.

"염지를 해서 마늘 물로 하루 숙성시켜 튀깁니다. 튀겨낸 후 마늘을 다져 버무립니다."

제주도 함평수산이다. 할머니가 자리돔젓갈을 담고 있다. 맛있게 풍겨오는 젓갈향기에 발걸음을 멈췄다. 젓갈에 풋고추를 썰어 넣어 버무려 배추쌈과 함께 맛보기로 건네준다. 제주흑돼지 삼겹살에 먹으면 아주 딱이겠다. 그 맛에 반해 젓갈 한통을 구입했다.

실은 이곳 가게는 옥돔전문점인데 가끔씩 이렇게 젓갈을 담아 판매도 한다. 운이 좋아야 젓갈 맛을 볼 수 있을 터. 자리돔은 일반적으로 물회로 많이 먹는데 이렇게 젓갈로 담가먹어도 참 맛있다. 제주의 풍미가 가득하다. 

 서귀포 올레시장 함평수산의 할머니가 자리돔 젓갈을 담고 있다.
서귀포 올레시장 함평수산의 할머니가 자리돔 젓갈을 담고 있다. 조찬현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과 여수넷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산방산 #서귀포 올레시장 #금복식당 #마농치킨 #맛돌이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3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4.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5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