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은사, 지금껏 어찌 진면목을 몰랐을까?
임현철
구례 지리산 천은사(泉隱寺). 왜, 하필 천은사에 꽂혔을꼬? 지리산 화엄사, 성삼재, 노고단, 우번암 등을 수시로 다니면서 천은사와 시절인연이 한 번도 닫지 않은 까닭입니다. 주지 스님 뵙고 차 한 잔 마시길 벼르고 별렀으나 번번이 꼬였습니다. 다른 일정에 천은사를 꾸역꾸역 구겨 넣은 무성의 때문이지 싶습니다. 지리산 천은사는 자기에게 온전히 시간 내길 종용한 거였습니다. 인간을 향한 절집의 시샘이라니...
서둘러 지리산 천은사로 떠납니다. 주지 성문 스님과 인연 쌓은 지인을 앞세웁니다. 일주문 오른쪽 언덕 위에 자리한 부도전을 둘러봅니다. 조촐하고 소박한 느낌입니다. 일주문. 편액이 눈에 띕니다. 특이하게 세로로 쓰였습니다. 성문 스님에 따르면 "조선시대 3대 명필로 꼽히는 원교 이광사 선생께서 화기를 막기 위해 '물흐름체(수체)'로, 세로로 쓰셨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