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만화가 테드 롤의 <스노든 - 세기의 내부고발자>
모던아카이브
스노든의 내부고발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스노든을 취재한 <가디언>지의 글랜 그린월드는 자신의 책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에서 스노든의 내부고발이 미친 파장을 이렇게 요약 정리했다.
"디지털 시대에 개인 프라이버시의 가치에 관한 전 세계적인 논쟁에 처음으로 불을 댕겼고, 인터넷에 대한 미국의 지배적인 통제에 대한 도전도 촉발시켰다. 전 세계인이 미국 관리가 한 발언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방식을 바꿔놓았고, 국제 관계도 탈바꿈시켰다."그러나 이 같은 의미와 파장에도 스노든이 무슨 이유에서 세계에서 가장 힘센 정부의 치부를 고발했는지, 그리고 그의 고발이 지금 이 순간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모르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시사만화가 테드 롤은 스노든의 내부고발을 재조명한다. 그 결과가 카툰집 <스노든 - 세기의 내부고발자>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이라면 카툰 특유의 간결한 문장이다.
테드 롤의 문장은 참 쉽다. 그래서 잘 읽힌다. 이 책 <스노든 - 세기의 고발>도 읽는데 많은 시간이 들지 않는다. 언뜻 투박해 보이지만, 왠지 모르게 정감 가는 카툰 이미지는 독자의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NSA 요원 중 스노든만 옳았을까?그러나 내용만큼은 알차다. 테드 롤은 능수능란한 솜씨로 NSA의 도감청 행태, 스노든이 내부고발에 나선 동기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특히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저자의 문제의식이다. 저자는 독자를 향해 두 가지 날선 질문을 던진다.
"스노든이 본 것과 동일한 정보를 열람한 NSA요원 수 천 명이 있었다. 이들 모두가 입을 다물었으므로 잘못되었고 유일하게 스노든만 옳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폭로의 결과가 드러난 지금, 우리가 스노든의 입장이었다면 스노든처럼 행동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당신이 스노든이었다면 내부에서 소원수리를 하거나 편지를 써서 의원에게 알렸을까? 아니면 그냥 침묵했을까?"선뜻 답하기 어려운 물음이다. 저자의 답은 단호하다. 자신도 스노든과 똑같은 선택을 했으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살짝 반전이 있다. 저자는 "애초에 NSA나 CIA에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스노든의 내부고발이 돋보이는 건 바로 이 지점에서다. 저자는 스노든의 고발을 이렇게 평가한다.
"스노든이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질문하지 않고 순응하는 사람을 뽑는 조직에서 진실을 추구했고, 이념적 자각에 따라 행동했다. 스노든만이 NSA의 비리를 내부고발했다. 스노든은 옳은 일을 했다. NSA가 한 일은 뻔뻔하게도 조직의 규칙을 어긴 것이었다. 국민이 '자국 정부'를 두려워하게 만들었다. 국민은 정부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미 주류 언론들의 물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