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마을 매화고택담장에 핀 백매화가 너무 아름다워 한복을 곱게 입은 아가씨가 길을 가다 무심코 다가섰다. 그때 먼저 찾아 날아든 벌이 꿀을 따다 말고 주인행사를 고약하게 한다. 이에 화들짝 놀란 아가씨가 몸을 움추리며 미소를 짓고 있다. 교촌마을은 이미 봄이 와 있었다.
임재만
3월 첫 주말, 천년고도 경주에 봄꽃이 다투어 피기 시작했다. 고택 담장 위로 눈꽃 같은 백매화가 고결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담장 밑으론 홍매화가 새아씨처럼 수줍게 얼굴을 붉히고 있다. 목련은 곧 터질 듯 긴장감이 팽팽하다. 산수유도 순금 빛을 몸에 두르고 봄의 대열에 앞장서고 있다. 대릉원, 첨성대, 안압지, 교촌마을 가는 곳마다 상춘객들로 만원이다.
경주시 황남동에 있는 대릉원으로 들어섰다. 울창한 소나무 숲이 그윽한 솔 향을 풍기며 맞아준다. 솔숲을 지나자 천마총과 황남대총을 비롯한 30여기의 고분이 나타난다. 무덤의 높이가 12m가 넘는 천마총은 무덤 내부까지 들어가 볼 수 있으며, 고분 중 단연 인기가 높다. 천마총은 말안장(천마도장니)에서 하늘을 나는 말 그림이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황남대총은 경주시내 고분 중에서 가장 큰 돌무지덧널무덤으로 높이가 22m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