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녹우당의 소나무. 종가의 깊은 뿌리를 짐작케 한다.
이돈삼
'종가는 망해도 신주보와 향로, 향합은 남는다'고 했다. 전통 있는 집안은 망해도 집안의 규율과 품격, 지조는 그대로 남음을 비유한 말이다.
남도의 종가(宗家)가 요즘 뜨고 있다. 전라남도에 뿌리를 두고 대를 이어온 종가는 70여 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10대 이상 대물림해 온 종가가 절반을 웃돈다. 나라에 큰 공을 세우거나 학문과 덕이 높아 종가가 된 불천위(不遷位)도 9곳이다. 가장 오래된 종가는 신안의 한양 조씨 봉사공파로 28대째 내려오고 있다.
종가의 종택(宗宅)도 눈길을 끈다. 200년 넘은 종택이 11군데, 100년 넘은 곳이 7군데다. 가장 오래된 집은 1583년 지어진 장흥 위씨 판서공파 종택이다.
남도의 종가가 용틀임을 있다. 전라남도가 역점시책으로 추진할 '남도문예 르네상스'와 버무려지면서다. 전남의 종가 대표들이 모인 전라남도종가회도 꾸려졌다. 가문의 뿌리를 찾는 것은 물론 오랜 기간 꽃 피워온 남도의 찬란한 문화를 되살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