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책방 <서재를 탐하다>
최종규
대구에 이쁜 마을책방이 곳곳에 있습니다. 대구뿐 아니라 서울에도 부산에도 광주에도 마을책방이 곳곳에 이쁘게 태어납니다. 마을책방은 이름처럼 마을에 깃든 책방입니다. 마을책방은 '큰 책방이 새끼를 치는 곳'이 아니기에 마을에 아늑하게 깃든 조그마한 책터입니다. 마을에 얌전히 있는 책터이기에 큰 책방처럼 수없이 많은 책을 빼곡하게 꽂지 않습니다. 마을책방을 꾸리는 책방지기 나름대로 작고 이쁜 책터에 '스스로 즐겁게 읽은' 책을 '이웃하고 즐거이 나누려는' 마음으로 갖추어요.
경북 포항에 일이 있어서 포항 나들이를 한 길에 대구에 찾아갔습니다. 대구에서 마을책방을 꾸리는 분한테 '번개 모임'을 해 볼 수 있을까 하고 미리 여쭈었습니다. 대구 마실을 열흘쯤 앞두고 '번개 모임'이 재미있겠다고 여긴 마을책방 지기님이 자리를 마련해 줍니다. 저는 이 번개 모임 자리에 '작가'라는 이름으로 찾아갑니다.
글을 쓰고 책을 냈으니 작가라고 할 만하지요. 그렇지만 저는 시골에서 아이들하고 숲살림을 짓는 어버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림을 짓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작가 번개모임'이라는 이름이 어쩐지 쑥스럽지만,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고 싶은 분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대구 침산동 한켠을 밝히는 마을책방 '서재를 탐하다'가 북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