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의원들, 견학 일정 중 '구치소 단체면회' 논란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 7명, 위증교사 혐의 최경환 의원 보좌관 면회

등록 2017.03.02 17:54수정 2017.03.0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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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경북 경산시의회 누리집 갈무리.

경북 경산시의회 누리집 갈무리. ⓒ 조정훈


경북 경산시의회가 선진지역 우수 사례 견학을 하면서 위증교사 혐의로 구속기소 돼 수감 중인 지역구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면회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이 일고 있다.

경산시의회 의장단을 비롯해 의원 7명과 의회 전문위원, 직원 등 10명은 지난달 27일 경기도 의왕시 왕송호수 자연학습공원 견학과 레일바이크 체험을 하고 돌아왔다. 이날 견학 목적은 경산 문천지 종합개발사업 등 경산시가 추진할 저수지 및 자연하천 개발사업 벤치마킹이다.

이들은 당초 버스 1대를 이용해 안양시 안양천과 생태이야기관 견학, 의왕시 왕송호수 시찰, 레일바이크 체험을 하고 오후 8시쯤 돌아올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안양천 일정을 빼고 최경환 의원 보좌관이 수감돼 있는 안양교도소를 방문했다.

교도소에 수감된 A씨는 지난해 7월 재판에서 "최 의원은 취업을 청탁한 적이 없고 이와 관련해 공단 간부를 만난 일도 없다"고 거짓 진술하고, 공단 간부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 지난 1월 20일 구속기소된 상태다.

이날 견학에 나선 시의원들은 전원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이들은 안양교도소를 찾아 30여 분간 머물면서 A씨를 면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신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유로 안양천을 찾지 않고 경산으로 내려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의회 의원들이 선진지역을 견학한다면서 지역구 국회의원 보좌관을 면회하는 것은 공사를 구분하지 못한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날 견학에 따라가지 않은 한 시의원도 "굳이 면회를 가겠다면 개인 일정으로 가면 되는거지 견학을 한다면서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시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도 성명을 통해 "국민의 세금으로 다녀온 견학에서 마침 근처였다고 하나 지역구 국회의원인 최경환 의원의 보좌관 면회를 간 것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오중기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은 "지방의회에서 외유성 해외연수 등으로 논란을 빚은 경우는 많이 봤지만 견학 중에 구치소 단체면회는 처음 본다"며 "경산시의회 의장단과 일부 시의원들의 생각 없는 행동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경산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최덕수 경산시의회 의장은 "왕송호수 견학 시간이 늦어져 지역의원 보좌관을 면회하게 된 것"이라며 "그동안 지역 현안을 챙기고 각종 숙원사업 예산 확보 등에 기여해 면회를 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경산시의회 #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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