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사계리 2004
김흥구
마을에서 할매가 호미를 손에 쥐고 나물을 캡니다. 할매는 먼먼 옛날부터 호미질을 했고, 나물을 캤습니다. 이 나물은 온 식구한테 밥이 됩니다. 때로는 저잣거리로 들고 나가서 팔아요.
마을에서 할배가 지게를 짊어지고 나무를 합니다. 할배는 먼먼 옛날부터 나무를 했어요. 땔감을 마련해서 집에 쟁였고, 우람하게 잘 자란 나무는 살뜰히 건사하면서 먼 뒷날 아이들이 집을 새로 지을 적에 쓰도록 남겼습니다.
마을에서 할매가 물질을 하며 바닷것을 땁니다. 할매는 먼먼 옛날부터 물질을 했고, 바닷것을 땄습니다. 처음에는 식구들이 먹을 바닷것이었고, 마을에서 나눌 바닷것이었습니다. 나중에는 나라에서 바닷것을 바치라고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