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고 학생과 학부모 50여 명은 27일 오전 학교 정문을 앞에 두고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철회를 요구하며 1시간 가량 침묵시위를 벌였다.
조정훈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경북 경산시 문명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자퇴와 전학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문명고 입학 예비신입생의 학부모 김아무개(48)씨는 27일 오전 학교 행정실을 찾아 아들을 입학시키지 않겠다며 자퇴(입학포기)를 신청하고 이미 납부한 등록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국정 역사교과서로 공부하지 않겠다는 아들의 의지가 강했다"며 "입학설명회 할 때 '요즘 시끄러운 거 알지?'라며 상투적으로 말하는 것을 듣고 학교에 가지 않고 공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들이 입학을 거부하는 것이지 자퇴가 아니다. 이미 맞춰놓은 교복은 다른 어려운 학생에게 주겠다"며 "국정교과서 철회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다른 학부모 및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어 "(학부모와 학생의) 반발이 심하니까 학교가 연구학교를 포기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버틸 줄은 몰랐다"며 "교사들이 이 사안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려는 듯한 발언만 하고 해결 의지가 없다는 데 실망을 많이 했다"고 학교 측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