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암리와 고주리에서 벌어진 학살 사건을 목격하고 세상에 알린 선교사 스코필드.
김종성
화성지역 독립만세운동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는 3.1운동 순국기념관한가로운 논밭 길을 지나면 '3.1운동 순국 기념탑'이 여행자를 먼저 맞는다. 기념탑, 순국기념관 등이 자리한 이 일대(1만7455㎡) 주변은 제암리 3.1운동 순국 유적지로 사적 제 299호(1982.12.21 지정)라고 써 있다. 이 기념탑은 1953년 4월에 세워졌으며 탑에 새겨진 글씨는 이승만 대통령이 직접 썼다고 한다.
순국 기념탑 오른편에 왠 자전거와 카메라를 든 사람 형상의 청동 동상이 너럭 바위위에 앉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캐나다에서 온 의료 선교사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 박사로 1919년 4월 17일 제암리 학살 사건을 목격한 박사가 엉클어진 유골들을 들것에 실어 2㎞ 정도 떨어진 향남읍 도이리 공동묘지 입구에 안장하기도 했다.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면서 제암리 교회 학살사건의 처참한 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세상에 폭로한 사람이다.
이 일로 스코필드 박사는 1920년 일제에 의해 강제 출국되었고, 캐나다와 미국에서 일제 식민통치의 만행을 알려왔다. 1959년 한국으로 영구 귀국한 그는 사회봉사활동에 헌신하다가 1970년 82세로 삶을 마쳤으며, 34번째 민족대표로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정부는 1968년 스코필드 박사의 공훈을 기려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했고, '석호필(石虎弼)'이라는 한국 이름도 생겼다. '돌 같은 굳은 의지로, 강한 자에게는 호랑이의 강인함으로 저항하며, 어려운 사람에게는 비둘기 같은 자애를 베풀어라'라는 뜻이 이름에 담겨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