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위안부 문제 해결? 미래 세대에 오점 남길 것"

[인터뷰] 소녀상 지킴이 전옥지, 대학생 겨레하나 대표 마희진

등록 2017.02.28 09:21수정 2017.02.2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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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지킴이 활동 중인 대학생 ⓒ 김민수


부산 영사관 앞 소녀상을 방문하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매일 소녀상에 대해 알려드리고, 기념사진을 찍어드리며, 각종 보수 우익단체의 행패를 감시하고 막고자 청소년, 대학생들이 현재까지 자발적으로 소녀상 지킴이를 해오고 있다.

부산 평화나비 네트워크는 대학생과 청소년 중 부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 중인 전옥지씨와 마희진씨를 만나, 미래 세대에게 필요한 세상과 꿈꾸는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인터뷰는 지난 13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부산 서면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어떻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전옥지: "중3인가? 아! 고 1때 평화나비 서포터즈를 처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때 콘서트를 하는 등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현재는 청소년 겨레하나에서 활동 중입니다."

마희진: "대학교를 들어오면서 정치·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14년에 일본의 군사 재무장을 반대하는 '부산 겨레하나' 활동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고, '부산 겨레하나'에서 활동하면서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는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14년 부산대학교에서 개최한 '평화나비 콘서트'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겨레하나'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 현재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전옥지: "작년에 소녀상 추진 위원회에 있으면서, 소녀상 설립을 위한 모금활동과 홍보활동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소녀상 지킴이 활동을 하는 중이에요."

마희진: "부산 지역 '대학생 겨레하나' 대표를 역임하고 있고, 또 집행위원장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집행위원장은 '겨레하나'에서 진행하는 사업과 조직운영을 관리하면서, 회의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 2016년 12월 28일 소녀상 설치 당시에 어땠었나요?

마희진: "흠... 12시 30분에 소녀상을 덮은 천막이 벗겨지면서 경찰들이 강압적으로 시민들에게 '폭력적 제재'를 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부산 겨레하나' 대학생 회원들은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격렬하게 저항하였습니다. 경찰 병력들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였고, 증가된 병력으로 강제로 소녀상을 둘러싼 시민들을 연행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연행되는 도중에도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 (아래 미소추) 회원들은 구호를 외치고 저항하였습니다. 특히 동구청 직원들이 연행에 함께 가담한 것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심지어 남성경찰들이 여학생들과 여성시민들을 연행하는 모습과 그러한 과정은 심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역사 문학관 설립을 지지하는 마희진씨 ⓒ 김민수


- 경찰 연행 당시의 심정은 어땠습니까?

마희진: "한국 경찰이 자국민을 강압적으로 연행하는 모습에 굉장히 슬펐습니다. 그렇지만 경찰관 중에서도 상부의 지시라서 어쩔 수 없이 학생들과 시민들을 연행했던 분도 분명히 계셨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시민들과 대치하던 한 여경의 눈시울이 붉어진 모습을 보고 더욱더 슬펐습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계셨던 많은 시민분들이 저희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모습이 매우 고맙고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로 핫 팩도 나눠주시고 같이 구호를 외쳐주시고 지지해주셨던 분들에게는 지금도 너무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 현재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과 더불어 꿈꾸는 미래가 있나요?

전옥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위해서는, 12.28 합의가 명백하게 잘못되고, 폐기되어야 한다는 것을 모두가 다 인식하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사죄'가 아닌 억지사과, 그리고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현 상황은, 미래 세대에게 우리가 큰 오점을 남기는 동시에 우리의 뼈아픈 역사를 외면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꿈꾸는 미래... 참 어려운데요, 아까 이야기 드렸다시피, 평화적인 시대가 도래하면 좋겠어요. 저보다, 더 미래인 세대가 함께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전쟁 없는 한반도가 만들어지면 너무 좋겠죠?"

마희진: "가장 우선적으로 일본 정부의 전쟁 범죄에 대한 공식적이고 진정한 사과와 다시는 이러한 아픈 역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위안부 할머니분들의 소망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이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이 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분단된 지금의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과 대결의 분단과 정전체제가 아니라 영구적인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평화체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역사문학관 설립을 지지하는 전옥지씨 ⓒ 김민수


- 미래의 시민들 그리고 어쩌면 당신이 '미래 세대'의 주역입니다. 부산의 일본군 '위안부' 역사 문학관의 설립이 현재 추진 중이라고 들으셨을 텐데, 혹시 바라는 것이 있나요?

전옥지: "네, 아 사실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전시관이라는 것은 사실 많잖아요. 그런 것보다는, 미래세대가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것이 없을까? 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친구들이 학교에서 역사 시간에도 역사책을 보면서만 공부하기 때문에, 딱딱하고 또 생동감이 없는 공부가 반복되어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관심이 떨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역사문학관이 생동감 있고 살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근 4년 세월호, 촛불국면, 위안부 문제를 바라볼 때 지속적인 관심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설립을 위해서라면 꾸준한 관심 환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정확충 부분 에서도 그런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언론도 올바른 시각으로 시민들에게 알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마희진: "많은 분들이 '부산 겨레하나' 대학생 회원들에게 직접 제안을 한 경우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설립 기금을 모으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부산 시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고,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 청소년들이 현재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역사관은 권력자와 기득권 위주의 역사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민중을 중심으로 서술하는 역사책이 많이 발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민중들의 투쟁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발전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역사관을 가지고 계속해서 정의가 바로 세워지고 우리가 주인 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역사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부산의 시민들과 미래세대들이 염원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정한 해결과 더불어, 부산내에 일본군 위안부 역사 문학관 설립을 통해 계속적으로 운동을 펼쳐나갈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 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소녀상 #지킴이 #부산 #평화나비 #일본군위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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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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