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 나고야 집회나고야 집회에 참석한 즈노세씨(왼쪽 첫번째), 후지이씨(왼쪽 두번째). 이렇게 적은 인원이 참석할 때에도 함께 해 힘이 되어 준 두 사람.
이두희
이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며칠 남지 않았다. 물론 마지막까지 온갖 꼼수를 부리며 판을 엎어보려는 박근혜 일당의 움직임이 수상치 않고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에는 촛불이 이길 거라는 믿음을 갖고 이 곳 일본 나고야에서도 쉬지 않고 촛불을 들고 있다.
나고야에서는 지난 11월 19일 첫 촛불을 든 이후로 한국에서는 설이었던 1월 28일을 포함해 한 차례도 쉬지 않고 매주 토요일 번화가인 사카에에서 박근혜 퇴진의 촛불을 이어오고 있다. 처음에는 30여명 정도였던 인원이 지금은 열 명 안팎으로 많이 줄기는 했지만 그만큼 서로가 더욱 책임감을 갖고 격려해 가면서 지치지 않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식민지 지배 책임은 일본이 계속 짊어지고 가야 할 짐그런데 이 곳 나고야 집회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 있다. 바로 일본인 참가자들이다. 일본인 참가자들은 적극적인 집회 참석은 물론이고 장소와 관련된 조언, 마이크 등 집회 물품 지원 및 심지어 활동에 대한 모금까지 이 집회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그들 중에서도 특히 첫 집회부터 줄곧 자리를 지켜주고 있는 후지이 카츠히코(75)씨와 즈노세 사카에(65)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후지이씨는 나고야에서 40여년 동안 빈민, 노동자운동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민운동 영역에서 활동해 오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아베 자민당 정권의 폭주에 맞서 평화 헌법개정 반대, 원전가동 반대, 오키나와 미군기지 철수운동 등을 중심으로, 그를 위해 야권이 단결해서 자민당 독주를 막기 위한 야권 연대 운동에도 시민운동의 한 축으로 참가하고 있다.
즈노세씨는 지금은 장애인 시설에서 일하고, 한편으로는 노숙자 생활에서 벗어나 자립을 하게 된 분들의 이후 생활을 살피고 지원과 상담을 하는 일에 자원봉사자로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나고야 집회에서의 즈노세씨를 말하자면 당연히 '가수 즈노세'이다. 집회에서 발언을 부탁받은 그가 한 것은 발언이 아니라 노래였다. 그것도 한국 노래 '상록수'. 그 뒤에도 발언을 부탁받으면 즉석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한국 노래를 불러 한국인 참가자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이 분들에게 이 집회에 참가하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자, 한 목소리로 "일본의 과거 한반도 식민지 지배에 대한 죄책감과 그 뒤에도 오랜 세월 이어진 군사독재정권도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