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하면 제일 먼저 배우 안성기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맥심의 광고는 커피에 따뜻한 이미지를 입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동서식품
2000년대에 들어 커피믹스가 전성기를 맞으면서 이정재·이미연·장동건·이나영 등 당대 수많은 톱스타 남녀 모델이 등장했다. 이런 지속적인 광고로 맥심의 브랜드 이미지는 높아졌고 이는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커피믹스의 전성기였다. 2012년을 정점으로 해 국내 커피믹스 시장은 정체기를 걷고 있다. 절대로 흔들릴 것 같지 않았던 커피믹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왜일까?
아이러니하게도 IMF 이후 커피믹스의 급성장과 동시에 커피 전문점이 생겨났다. 이때 커피 전문점을 중심으로 에스프레소 커피가 빠르게 확산됐다. 테이크아웃 문화가 확산되면서 한 손엔 커피 잔, 한 손엔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모습이 젊은 층에서 패션처럼 번져나갔다. 2007년 방영된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흥행 성공은 카페와 바리스타 문화의 유행에 더욱 불을 지폈다. 이후 캡슐 커피머신이 등장하면서 회사 다과에서 빠지지 않던 커피믹스 스틱은 커피머신으로 대체되기도 했다.
동서식품의 맥심으로선 2010년 경쟁사의 카제인나트륨과 인산염 마케팅도 위협적이었다. 경쟁사가 화학적 합성 성분인 카제인나트륨 대신 무지방 우유를 넣었다고 광고하며 동서식품을 깎아내렸기 때문이었다. 해당 업체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았지만 이미 동서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오해가 쌓인 후였다. 이 사건은 동서식품의 시장 점유율을 낮췄을 뿐만 아니라 전체 커피믹스 시장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논란이 확대되는 동안 커피에 부적합한 화학물질과 설탕이 많아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변화된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군을 새로 출시하고 고급화 전략을 시도했다. 설탕이 많아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에 대응해 설탕을 줄이고 자일리톨ㆍ벌꿀을 넣은 '맥심 모카골드 S'와 칼로리를 줄인 '맥심 1/2 칼로리'를 출시했다. 원두커피 붐이 일자 2011년에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를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커피믹스가 출시된 지 약 40년이 지났다. 오랜 노력 끝에 동서식품의 맥심 커피믹스는 하나의 고유명사로 자리 잡았다. 여러 위기가 있었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의 1등 자리가 쉽게 바뀔 것 같진 않다.
※ 비하인드 스토리 ※한국에서 일한 동남아인이 고향에 돌아갈 때 사 가는 기념품 1위가 커피믹스일 정도로 커피믹스는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많은 제품이다. 실제로 한 여행사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맛있는 한국 차로 전체의 53%가 커피믹스를 꼽았다고 한다. 아쉽게도 동서식품 맥심은 국내에서만 판매가 가능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당신의 웰빙코치 '데일리 푸드앤메드'(www.foodnmed.com)입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