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지내고 있던 비닐하우스.누군가는 아이들이 이렇게 지내는 것을 보고 동물 학대가 아니냐고 말할 수 있지만, 오히려 이것보다 상황이 열약한 사설 보호소들도 많다.
김은모
길 위의 아이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정말 담요일까?
위의 사진이 바로 지난 14일에 방문하였던 사설 보호소의 사진이다. 누군가는 이 사진을 보고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정말로 이렇게 열약한 환경이란 말야?'라고. 충격을 더해주고 싶지는 않지만, 슬프게도 이 보호소는 관리가 잘 되는 편에 속해있었다. 후원이나 기부가 거의 없는 사설 보호소들은 여기보다 훨씬 더 열약한 환경인 곳도 무척이나 많다.
유명한 보호소가 아니면 후원이나 기부가 들어오지 않으니 사설 보호소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한계가 뚜렷해지는 것이다.그럼 후원이나 기부를 위해 주소 같은 것을 공개하면 되지 않느냐는 의문이 이어질 수 있지만 이조차도 쉽지는 않다. 주소를 공개하면 오히려 그곳에다가 개를 묶어놓고 버리는 사람들 또한 늘어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주변에서 인식이 좋지 못해 애니멀 호더(동물을 잘 돌보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수를 늘리는 데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 동물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수집하는 행위에 가까운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로, 동물학대의 한 유형이다/시사상식사전)로 몰려 신고를 당해 보호하고 있던 아이들 모두가 법대로 안락사의 심판대 위로 올라가기도 하고, 개 짖는 소리 때문에 못 살겠다며 더더욱 산속이나 인적이 드문 곳으로 사설보호소들이 이동하곤 하는 것이다.
그럼 도대체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들을 진정으로 도울 수 있는것은 무엇일까? 후원? 기부? 물론 그런것들도 사설 보호소에겐 큰 힘이 되는 일들이다. 사료나 담요, 낡은 옷가지는 아이들이 겨울을 보내는데 큰 힘이 된다. 아이들의 병원비로 사용할 수 있는 후원금 또한 아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도움이다. 하지만 정말로 유기동물 아이들에게 필요한 도움이란건, 바로 관심이다.
지난해 5월 15일 SBS <TV 동물농장>을 통해 강아지 공장에 대한 보도가 나간 이후 사람들의 반려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국회 앞에서는 법의안 개정 촉구를 위한 촛불이 불타올랐고, 국회 도서관에서는 한걸음 한걸음이 더더욱 의미있도록 만들기 위한 토론이 이어졌다.
그리고 바로 지금, 놀라울 정도로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사그라들었다. 물론 지금 현 시국에서 강아지에 대한 것에 관심을 쏟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반대로 한번의 기부, 한번의 후원, 한번의 관심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한번의 행동이 꾸준한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우리나라도 충분히 반려동물 문화에 대해 성숙한 발걸음을 걸어나갈 수 있다.
세뱃돈을 모아 기부하는 아이, 매달 일정 금액이 기부금으로 빠져나가게 하는 사람, 유기견 보호소를 다니면서 봉사활동을 하는 연예인은 멀리에 있지 않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 주변의 누군가는 작은 발자국을 열심히 꾹꾹 찍어나가고 있을것이다. 한 번 19살 어린 소년의 행동을 본받아보자. 그리고 계속 이어나가보자. 그저 불쌍해 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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