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사무처장
정대희
그는 최근 확산되는 '가짜 뉴스'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교회와 동창회,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단톡방과 밴드 등을 통해 유통되는 사실 같은 거짓 콘텐츠. 사람들의 시선을 확 잡아끄는 선정적인 제목과 신뢰도를 입힌 기사체의 글. 누군가가 조직적으로 만들어 유통한다는 점에서 지난 대선 때의 '십알단'을 떠올릴 수 있다.
"보수적인 담론을 글에 담아 뿌리는 것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파괴력 면에서는 댓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욕설과 비속어가 섞인 짧은 댓글은 클릭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가짜뉴스는 댓글보다 길고 나름대로 논리적인 글이기에 잡소리 같이 보이지 않습니다. 좋은 정보라고 생각해서 한번은 누릅니다. 말도 안 되는 댓글을 퍼 나르는 건 창피한 일이지만, 그럴듯한 글은 확산성이 높습니다. 요즘은 매체의 신뢰도를 보고 뉴스를 판단하는 게 아니라 이미지와 제목 위주로 소비합니다. 그래서 댓글부대보다 더 위험한 거죠."박근혜 정부 들어서 면죄부를 준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여론조작 사건, 그 후과는 이렇게 컸다.
"아이들끼리 카톡방에서 뒷담화를 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세상이죠. 오는 대선 때 기승을 부릴지 모르는 가짜뉴스를 조작하는 세력이 있는지 밝혀야 합니다." 최근 민언련에 가짜뉴스를 모니터하고 배후 세력을 추적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이 들어오고 있단다. 그래서 김 처장도 '산업재해'의 영역을 확장하려고 검토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은 여력이 안 된단다.
[지상파는 지금?] 방송개혁 1순위김 처장은 지난 토요일 광화문 광장에서 적폐청산위원회가 주최하는 사전집회 사회를 봤다. 중간에 잠깐 무대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3~4명의 사람들이 그에게 항의했단다.
"종편은 그나마 나은데, MBC가 문제예요. KBS 수신료 거부 운동하는 게 먼저 아닌가요?" 그는 "JTBC 때문일 수도 있고, 종편은 잘못을 해도 '원래 그런 방송'이라고 인식하는 것 같은데 촛불시민들은 지상파의 몰락에 더 분노하고 있다"면서 "사실 방송 개혁의 1순위는 지상파"라고 말했다.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은 언론 장악을 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말했습니다. 맞는 말일까요? 설령 그렇다면 방송사가 미친 거죠.(웃음) 종편은 지금 시늉이라도 하고 있는데, 공영방송은 그대로입니다. 이사장과 사장, 보도국장 등을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이 뽑았기 때문이죠. 거의 모든 언론이 정규재 TV의 박근혜 대통령 인터뷰를 비판적으로 보도했는데, 당일 MBC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KBS는 박근혜의 멘트만 내보내고 비판을 하지 않았습니다. MBC는 최순실 태블릿 PC 흔들기를 정기적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가짜 뉴스'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닙니다. MBC의 '카더라식' 보도를 교묘하게 짜깁기하고 있는 거죠. 이게 공영방송의 수준이니 촛불 시민들이 분노하는 거겠죠."김 처장은 "새누리당이 딴죽을 걸어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언론장악방지법 등 정권이 공영방송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며 "한편으로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사명감을 갖는 게 아니라 팔리는 기사만을 쓰는 직업인이 되거나 부당한 압력에 항거해야할 때 굴복하는 기레기들은 자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원금] 언론 패악질 감시한다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와 함께 '종편 때찌 프로젝트'를 하면서 민언련의 회원수는 1200여 명에서 6000여 명으로 늘었다. 이들이 매월 납입하는 후원금 총액이 7000여만 원에 달한다.
상근자 수를 늘리고 10여명의 재택 모니터 요원을 둘 수 있었던 것은 폭발적인 후원 때문이었다. 전에는 엄두도 낼 수 없었던 4000만 원짜리 생방송 다운로드 시스템도 들여놨다. 종편은 막말로 생방송을 진행한 뒤 문제가 생기면 홈페이지에서 슬쩍 삭제하기도 했는데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소위 '얌체 짓'도 감시할 수 있다.
"살기 어려운 시대죠. 자기 주머니에서 매월 만원, 이만 원씩 후원해주시는 건 답답해서입니다. 절박해서죠. 부모님이 종편 앞에 매여있는 것을 볼 때마다 싸우지도 못하고 얼마나 심란했겠어요. 그런 마음이 모였습니다. 민언련이 종편을 감시하는 게 아니라 후원자들이 종편을 감시하는 겁니다. 언론의 패악질이 계속되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것을 감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기의 삶조차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겠죠. 후원금은 언론이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도록 감시하라는 채찍입니다." 민언련은 언론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일만 하지 않는다. 대안언론을 칭찬하기도 한다. 그는 오마이뉴스가 권력과 자본 앞에 당당해질 수 있도록 매월 1만 원 이상의 자발적 구독료를 내는 10만인클럽 회원이다. 민언련은 10년 단체회원이다.
"오마이뉴스의 장점은 시민기자제이죠. 민주사회에서는 누구나 말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시스템이 마련돼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오마이뉴스는 유일무이한 매체입니다. 지금까지 매주 촛불 광장을 생중계하고 있는 데,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으려는 의지와 철학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이런 오마이뉴스를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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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마지막까지 읽은 독자 여러분도 사우나와 공공장소에서 틀어대는 보수종편이 불편하다면, 민언련 후원을 부탁드린다. 또 여력이 된다면 지난겨울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촛불 광장을 전 세계에 생중계한 오마이TV를 지켜주기 바란다. 김 처장처럼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에 가입하면 된다. ☞권력과 자본 앞에 당당한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가입하기 ☞ HP 010-3270-3828(공용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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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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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매일 25시간 종편을 본다... 왜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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