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박근혜퇴진 서산시민행동'이 주최한 공동체영화인 <나, 다니엘 블레이크>영화가 서산에서 상영됐다.
신영근
"나는 의뢰인이나 고객, 사용자가 아닙니다. 나는 게으름뱅이,사기꾼,거지,도둑,보험 번호 숫자, 화면 속 점도 아닙니다. 동등한 입장에서 이웃을 도왔고, 자선에 기대지 않았습니다. 나는 개가 아니고 인간입니다. 그래서 그에 걸맞은 권리를 요구합니다."
영국의 거장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주인공 '다니엘'이 외친 말이다.
'박근혜퇴진 서산시민행동(이하, 서산시민행동)'은 13일 오후 서산시민들과 함께 하는 공동체 영화로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상영했다. 서산시민행동은 지난 1월부터 '박근혜 퇴진과 함께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연속시민강좌'를 열고 있다. 이번 공동체 영화상영은 세 번의 초청강연에 이어 네 번째로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선정해 13일 오후 7시 30분 서산 롯데시네마의 상영관을 임대해서 서산시민행동과 서산시민 등 100여 명이 관람했다. 이번에 상영된 영화는 영국의 거장 켄 로치 감독의 작품으로, 2016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특히 황금종려상 수상 후 밝힌 켄 로치 감독은 "우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고 말해야 한다."라는 수상 소감을 전하며 힘찬 박수를 받았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사회복지가 어느 나라보다도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영국에서 일어나는 일로, 주인공 다니엘은 영국 뉴캐슬에 사는 중년의 노동자다. 평생을 목수로 성실하게 산 그는 심장병이 악화해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수당을 받기 위해 관공서를 찾는다. 하지만 실업수당은커녕 복잡한 행정 절차와 사무적인 공무원의 싸늘함에 여러 번 좌절한다. 영화는 영국 정부의 복지 민영화와 관료제가 가난한 이에게 안기는 모멸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공동체 영화상영을 준비한 서산시민행동 이미숙 씨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자리 잡은 적폐와 불평등 구조를 타파하고자 하는 노력은 있었지만, 박근혜 탄핵 이후 새롭게 만들어야 할 체제에 대해서는 아직 그 상이 명확하지 않았다" 며 "그래서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고자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라는 큰 주제로 연속시민 강연회를 기획했고, 이번에는 조금은 편안한 느낌으로 시민들이 사회적 메시지를 좀 더 친숙하고 흥미롭게 느끼게 전달할 수 있는 영화인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선정해 관리자 위주의 효율적 시스템으로 전락한 현실을 조롱과 위트 그리고 사실적 구성으로 현실감 있게 다룬 공동체 영화상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