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명의 시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박근혜퇴진 서산시민행동' 13일, <나, 다니엘 블레이크> 상영

등록 2017.02.14 07:28수정 2017.02.14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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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박근혜퇴진 서산시민행동'이 주최한 공동체영화인 <나, 다니엘 블레이크>영화가 서산에서 상영됐다.
13일 오후 '박근혜퇴진 서산시민행동'이 주최한 공동체영화인 <나, 다니엘 블레이크>영화가 서산에서 상영됐다.신영근

"나는 의뢰인이나 고객, 사용자가 아닙니다. 나는 게으름뱅이,사기꾼,거지,도둑,보험 번호 숫자, 화면 속 점도 아닙니다. 동등한 입장에서 이웃을 도왔고, 자선에 기대지 않았습니다. 나는 개가 아니고 인간입니다. 그래서 그에 걸맞은 권리를 요구합니다."

영국의 거장 켄 로치 감독의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주인공 '다니엘'이 외친 말이다.

'박근혜퇴진 서산시민행동(이하, 서산시민행동)'은 13일 오후 서산시민들과 함께 하는 공동체 영화로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상영했다. 서산시민행동은 지난 1월부터 '박근혜 퇴진과 함께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연속시민강좌'를 열고 있다. 이번 공동체 영화상영은 세 번의 초청강연에 이어 네 번째로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선정해 13일 오후 7시 30분 서산 롯데시네마의 상영관을 임대해서 서산시민행동과 서산시민 등 100여 명이 관람했다. 이번에 상영된 영화는 영국의 거장 켄 로치 감독의 작품으로, 2016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특히 황금종려상 수상 후 밝힌 켄 로치 감독은 "우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고 말해야 한다."라는 수상 소감을 전하며 힘찬 박수를 받았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사회복지가 어느 나라보다도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영국에서 일어나는 일로, 주인공 다니엘은 영국 뉴캐슬에 사는 중년의 노동자다. 평생을 목수로 성실하게 산 그는 심장병이 악화해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수당을 받기 위해 관공서를 찾는다. 하지만 실업수당은커녕 복잡한 행정 절차와 사무적인 공무원의 싸늘함에 여러 번 좌절한다. 영화는 영국 정부의 복지 민영화와 관료제가 가난한 이에게 안기는 모멸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공동체 영화상영을 준비한 서산시민행동 이미숙 씨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자리 잡은 적폐와 불평등 구조를 타파하고자 하는 노력은 있었지만, 박근혜 탄핵 이후 새롭게 만들어야 할 체제에 대해서는 아직 그 상이 명확하지 않았다" 며 "그래서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고자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라는 큰 주제로 연속시민 강연회를 기획했고, 이번에는 조금은 편안한 느낌으로 시민들이 사회적 메시지를 좀 더 친숙하고 흥미롭게 느끼게 전달할 수 있는 영화인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선정해 관리자 위주의 효율적 시스템으로 전락한 현실을 조롱과 위트 그리고 사실적 구성으로 현실감 있게 다룬 공동체 영화상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박근혜퇴진 서산시민행동'이 주최한 공동체영화인 <나, 다니엘 블레이크>영화가 서산에서 상영된 가운데 서산시민들이 영화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13일 오후 '박근혜퇴진 서산시민행동'이 주최한 공동체영화인 <나, 다니엘 블레이크>영화가 서산에서 상영된 가운데 서산시민들이 영화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신영근

이어, 이 씨는 "서산시민행동은 공동체 영화 상영 이외에 앞으로도 매주 토요일 서산 호수공원에서 '서산시민 시국 촛불집회'와 함께 역사,언론,노동 등 각 분야별로 초청 강연회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특히, 공동체 영화를 관람한 충남도의회 맹정호(민주당)의원은 "영화를 보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나의 시선은 어땠나 되돌아본 시간이었다. 정부와 시민을 서비스를 베푸는 자와 서비스를 받는 자로 나누어서도 안 되고 나눌 수도 없다."며 "배려와 존중, 따뜻한 연대가 우리 사회를 넉넉한 공동체로 만들 수 있다.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반성을 한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사무적이고 관료적인 공무원의 행태가 얼마나 소외당하고 외면받는 이들에게 큰 좌절감을 받게 하는지 우리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사무적이고 무성의한 것들이 지금 우리의 상황과 비슷하지 않은가? 영화의 배경이 된 영국도 겉으로만 보이는 모습이 아닌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말해준다. 한나라를 이끄는 대통령은 국민을 보듬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주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국정농단과 사회 곳곳의 부패청산과 부역자청산을 외치며 매주 촛불을 드는 우리 국민의 마음도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주인공 '다니엘'의 마음과 똑같으리라 생각한다.

 13일 오후 '박근혜퇴진 서산시민행동'이 주최한 공동체 영화인 <나, 다니엘 블레이크>영화 포스터.
13일 오후 '박근혜퇴진 서산시민행동'이 주최한 공동체 영화인 <나, 다니엘 블레이크>영화 포스터.신영근

<나, 다니엘 블레이크> 영화를 식구들과 함께 관람했다는 서산시민 유용국 씨는 "학생 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을 만들어낸 복지국가인 영국에서 보수당 정권에 의해 행해지고 있는 민영화가 국민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였다." 며 "더불어 제대로 시작해보지도 못한 우리나라의 복지를 위해,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또한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어떤 자세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서산에서는 지난 9일 공동체 영화모임 'Cine뜰'이 마련한 이명박, 박근혜정부에서 해직된 언론 이야기를 다룬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을 서산시민들과 함께 상영된 이후, 이번에는 서산시민 행동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 상영 하는 등 사회참여 영화상영이 활발하게 열리고 있으며, 앞으로도 울림이 있는 영화를 지속해서 서산시민과 함께 하는 공동체 영화상영을 계속 이어날 예정이다.
#서산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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