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직접 만든' 피켓.
박장식
-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하셨다. 기차놀이 퍼포먼스를 비롯해 참정권과 관련된 '즉석피켓' 퍼포먼스를 선보이셨는데, 어떻게 이런 퍼포먼스를 기획했는지 알 수 있을까.
이다은: 그 날에 세월호 1000일 기념제 형식으로 집회가 열렸었다. 세월호를 기억하자는 의미의 퍼포먼스를 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하면 시민분들이 퍼포먼스를 더 효과적으로 볼 수 있을까, 그리고 더 기억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나온 것이 기차놀이였다. 끈을 잡고 시국대회가 열리는 장소를 돌았는데, 많은 시민들이 봐주신 것 같다.
박정인: 청소년 참정권과 관련해 '길에서 직접 만드는 피켓'을 만들었다. '만들어진 피켓' 대신 우리의 뜻을 여과없이 담아낼 수 있는 피켓을 직접 만들어서 시민들에게 청소년 참정권과 관련된 우리의 의견을 표현해냈다. 피켓은 한 장에 한두 글자씩 크게 써서 그 피켓을 모아 한 줄로 들고 서 있는 것이었는데, 많은 시민들이 봐 주시고 응원도 해 주셨다.
- 그렇다면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볼까 한다. 대구광역시가 그간 '보수 1번지'로 불리울 정도로 보수세 강한 지역이었는데, 이렇게 집회를 하면서 있었던 좋지 않은 일이 있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박정인: 버스 정류장이나 길거리에서 부스를 운영하거나 퍼포먼스를 하고 있으면 어른들이 와서 우리에게 계속 쓴소리를 하시는 것이었다. '이깟 집회가 뭐라고 차가 못 지나다니냐'부터 시작해서, '왜 버스 막느냐' 등등... 시청 교통과 공무원이 된 기분이었다. 11월까지만 해도 우리한테 '공부나 하지 왜 여기서 이러느냐'고 하는 시민분들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열심히 한다'며 칭찬해주시는 어른분들이 많다.
이다은: 사실 예전 같았으면 '무지하게 욕을 먹었다.' 지나가는 차 안에서 시위 대오를 보고 창문을 내리며 욕을 하는 분들도 계셨다. 그렇지만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자세한 내막이 알려진 이후 이제는 차 창문이 내려가면 '욕' 대신 '박수'를 쳐주시고 환호성도 질러주신다. 이제는 공부나 하라는 말 대신 '고생이 많다'는 말씀을 해주신다.
- 청소년들이 이렇게 '한 덩어리'로 뭉치고, 많은 언론들이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가진 것이 사실 '처음'이긴 하다.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뒷받침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다.
이다은: 시민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권리가 참정권이고 선거권이라는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다. 모든 시민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기회가 마련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생각이 잘못 되었을 수도 있다., 주변에 또 차별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바꾸어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정인: 청소년이라고 따로 구분지어서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청소년이 완전히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 대구청소년시국대회, S.A.M, 반딧불이의 앞으로의 계획을 알고 싶다. 개인적으로 '했으면 하는 것'도 말씀해 주셨으면 좋을 것 같다.
박정인: 청소년시국대회는 탄핵이 확정날 때까지 집회에 참여하고, 부스도 계속 열 계획이다. 대선 전까지는 청소년 참정권과 관련된 활동을 이어나가려고 한다. 대선이 끝나면 S.A.M에서 청소년에 대한 인식 개선과 관련된 활동을 하려고 한다. 반딧불이는 올해도 아마 여러가지 활동을 하지 않을까.(웃음)
이다은: 지금 시국대회에서도 혐오나 차별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혐오나 차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 그래서 이에 대한 경계 의식이 조금이나마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 혐오나 차별발언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인데, 청소년들이 직접 대선후보를 뽑아볼 수 있는 '모의 투표'를 한 번 해 보고 싶다. 또 청소년 인권조례를 청소년의 의견을 담아 만들고 싶다.
- 마지막 질문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묻는다. 앞으로의 목표 이야기이다. 진로나 진학에 대한 이야기도 좋고, '나는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도 좋다.
박정인: 마라도에 집을 지어보고 싶지만, 사실 꿈이 워낙 많아 무엇인가 정하기 힘들다. 확싫한 것은 무엇을 하더라도 '내일이 없는', 오늘을 마음껏 즐기는 삶을 살고 싶다.
이다은: 지금처럼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면서 살고 싶다. 행복하고, 즐겁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