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도의 정치체에 대해 설명하는 고명철 교수2017년 2월 11일 서울시의원회관에서 "김석범의 [화산도]의 문제지향적 공간의 정치적 상상력"이라는 주제로 강의하는 고명철 교수
박진우
고명철 교수(광운대 국문학과)는 "해방정국의 혼돈과 새로운 이상사회를 꿈꿨던 시기에 제주4·3무장봉기가 벌어졌다"며 작가 김석범이 이야기하는 제주의 정치체는 '조선적인 것'에서 정리되고 있는데, 이 '조선적인 것'은 "제주 4․3의 문학적 진실과 제주의 독특한 정치적 공동체의 상상력을 이해"해야만 한다. 일반적으로 해석하는 "근대 내셔널리즘에 기반한 '국가공동체'만으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며 제주민들의 이상사회가 존재하였음을 제기하였다.
'육지사는 제주사름(대표 박찬식)'이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내년 '제주4·3항쟁 70주년 기념위원회' 추진에 맞춰 지난 11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마련한 초청강연에서 고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고 교수는 특히 "작가가 지향하는 제주공동체는, 화산도에서 독특한 풍속문화인 제사의례를 통해, 해방공간에 대한 정치적 은유의 상징"으로 표현되었으며, 이를 통해 "제주공동체를 폭력으로 압살하는데 전위에 서 있던 서북청년단의 실체를 드러낼 뿐만 아니라, 이에 조금도 굴복하지 않고 비타협하는 제주민들을 작가의 정치적 상상력으로 부각 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고 교수는 "혁명의 기치 속에서 해방이 정념을 북돋우며 부르는 맷돌노래, 방아노래, 해녀노래들이 항쟁노래로 전환되어 제주의 구술연행이 혁명과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증명해준다"며 "오히려 4·3무장봉기는 제주민중의 새로운 사회건설을 위한 정치적 염원이 자연스레 동반되어 노동요가 항쟁노래로 전환되어 한층 실감을 얻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