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이런 집을 얻기란 우리 사정으로는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사진은 내용과 관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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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목동 학교 근처에 전셋집을 하나 얻었다. 아이도 애들 엄마도 마음에 들어 한다. 주인 댁 아주머니는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해서 신방을 차려도 된다고 비행기를 태웠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아이는 스스로 전셋집을 갖게 된 데 대해 대단히 만족했다. 기본적인 가재도구는 아이가 마련했지만 부족한 것 투성이다. 집에 들어간 이틀 뒤인 월요일, 아내와 함께 아들네 집(?)에 갔다.
사내 아이 혼자 한 이사 현장을 상상해 보라. 어수선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내가 집을 정리해 주고 있을 때 한 젊은 아주머니가 찾아 왔다. 이 집을 소개해 준 공인중개사 사무실 대표였다.
나와는 초면이지만 아내와는 두 번째여서 서로 반갑게 인사했다. 그의 손에는 제법 묵직한 짐이 들려 있었다. 궁금해하는 줄 알고 공인중개사 대표가 먼저 말을 꺼냈다.
"사모님, 이거 떡입니다. 이웃에 이사 떡을 돌리셔야죠. 멀리서 오시는 줄 알고 제가 준비해 왔어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이사 떡을 생각하지 않은 건 아들이 아직 대학생이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방을 옮기는데 무슨 이사 떡까지….' 이런 상념에 사로잡혀 있을 때 당한 일이어서 더 놀라웠다. 아내는 기분 좋게 이웃에 시루떡을 돌리며 인사하기에 바빴다.
팍팍한 세상이지만, 웃음 짓게 하는 작은 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