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나는 시민기자다>(오마이북) 저자와의 대화'에 참석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 가운데 마이크를 잡고 있는 사람이 김혜원 시민기자.
권우성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뽑은 2006년 올해의 인물. 서번트 증후군을 다룬 기사로 모은 스토리펀딩 금액 1118만2천 원. 독거노인을 다룬 책 <나 같은 늙은이 찾아와줘서 고마워>와 장애인 가족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특별한 너라서 고마워>의 저자. 지난 8일 김혜원(56)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를 만났다. 화려한 수식어의 주인공은 자신을 '아줌마 시민기자'라고 소개했다. 대단한 시민기자라고 칭찬하자 그녀는 수줍게 웃으며 손을 휘저었다.
"저는 그냥 가정주부예요. 한 시민이 내 정체성이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양하고 그 안에서 쓸 내용도 무궁무진해요. 엄마는 모든 분야의 전문가잖아요. 기왕이면 내가 겪고, 보고, 듣고, 만져본 얘기만 하려고 해요."
필리핀 결혼이주여성 아멜리아 기사 이후 주변으로 시선 돌려김혜원 시민기자가 오마이뉴스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건 2003년이었다. 고3병에 걸린 아들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남편 얘기(관련 기사:
남편은 우울증, 아들은 시험중, 나는 고민중)를 썼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에 독자들이 공감했다. 14년 동안 565개의 기사를 올렸다. 그런 그녀가 시민기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게 된 계기는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아멜리아를 만나면서였다.
김혜원씨는 암에 걸린 결혼이주여성의 목소리를 대신해 기사로 담았다. 치료비가 없어 친정으로 다시 떠난 아멜리아와 남겨진 가족을 다룬 기사
<나무꾼과 선녀처럼 살고 싶었어요>에 공감한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1700만 원을 모았다. 김씨는 "(아멜리아 기사 이후) 시민의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시민기자 역할이 무겁게 느껴졌다"고 했다. 그녀는 '나'에서 '주변'으로 시선을 돌렸다.
김혜원 시민기자는 장애인 봉사만 15년을 했다. 이 경험은 저시력 청소년과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장애 청소년에 대한 스토리펀딩 기사로 이어졌다. 자폐성 장애, 코넬리아디란지 증후군 등 11명의 장애아이와 그의 부모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특별한 너라서 고마워>도 그렇게 나왔다.
"제가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봉사를 했으니까 취재하러 가면 그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기사로 쓰기 위해 봉사를 한 건 아니었지만 장애인 이야기는 풀어가기 쉬운 분야가 됐어요. 기자가 아무 준비 없이 현장에 가면 안 되잖아요." 일회성 취재에 그치지 않고 제도적 변화 만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