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바치기사원에 도착하면 먼저 꽃을 바친다
이윤옥
사원 경내에는 온통 뱀 모양의 형상들이 가득했는데 부처님을 보호하는 수호신인 용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기자의 눈에는 뱀으로 보였다. 부처님이 인도 보두가야의 보리수 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은 뒤 8년 만에 찾은 나거디바는 앞으로 무한한 관광지역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는 접근성이 어려운지라 외국인들이 찾기엔 어려울 것 같다.
특히 자푸나의 호텔은 비누도, 수건도, 덮고 잘 홑이불도 없는 최악(?)의 상태인 데다가 모기가 방안 가득 들어 있어 하룻밤 내내 모기와의 전쟁을 치렀다. 결국은 두드러기가 난 것처럼 온몸을 물리고 말았다.
"1948년 영국으로 독립한 뒤 이곳 자푸나 지역은 일반인들 출입이 금지되었던 곳입니다. 바로 5년 전에 반군을 몰아내고 정부군이 승리하여 2차선 도로를 놓고 호텔도 한두 개 들어서고 있지만 아직 열악한 형편이지요. 30년간 내전 동안 이곳 자푸나 지역은 정말 최악의 전쟁터였으니 여러분이 그런 점을 감안하셔야 할 것입니다."
와치싸라 스님의 설명은 그대로 한국의 6.25 전쟁을 떠올리게 했다. 외세의 침략에 이은 30년의 내전 속에 무엇이 남아있을까 싶었다. 자푸나로 오는 곳곳에는 내전 때 파괴된 건물들이 눈에 띄었다. 고대의 인도 타밀족의 침략과 중세에 겪은 포루투칼, 네덜란드, 영국의 500년간의 식민 통치 그리고 30년 내전을 겪었지만 스리랑카인들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이런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부처님과의 인연의 끈을 이어가고 있는 불교국가 스리랑카가 언제까지 부처를 경배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나거디바사원 옆에 거대한 힌두사원을 둘러보면서 기자는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아직은 국교가 불교인 나라이다. 곳곳의 불교사원을 찾아 지극 정성으로 부처님을 예배하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2561년 전 부처님이 발자국을 찍었던 당시를 떠올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