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커피와 디저트는 '차 문화'가 익숙한 중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임지연
이 같은 분위기는 비단 한인 타운이 자리한 왕징 만의 사정이 아니다. 한국인이 거의 거주하지 않는 베이징 서북쪽의 빠고우(巴沟) 인근에 자리한 커피 전문점 만(漫) 내부에는 중국인 손님으로 가득 차 있다. 세련된 외관과 k-pop 소리, 판매 중인 대부분의 식단이 한국인에게 익숙한 맛의 디저트류이지만, 카페 내부에 가득찬 손님은 중국인 일색이다.
실제로 이곳은 앞서 한국인 사장이 운영하면서 유명세를 얻은 커피 전문점으로, 한국식 디저트와 브런치, 커피, 빙수 등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디저트류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이다.
중국에서는 커피 문화보다 차 문화가 익숙하지만, 그럼에도 한국식 디저트를 맛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중국의 젊은이들로 발 딛을 틈이 없는 상황이다.
이곳에서 만난 중국인 고객 종아무개(27)씨는 "다른 곳보다 세련된 분위기의 커피숍에서 디저트를 즐기려는 중국 친구들과 함께 찾았다"면서 "한국식 빙수와 와플 등을 맛보기 위해 자주 이곳을 찾고 있으며, 평소에도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가지고 와서 영화를 보는 등 친구들과 함께 찾는 일이 잦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드 문제는 양국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면서도 "이미 한국 음식 맛에 중독된 젊은이들이 많다"고 호탕한 웃음을 보였다.
이곳 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인사동이라 여겨질 만큼 전통 문화적인 색채가 짙은 거리 '난뤄구샹(南锣鼓巷)'의 먹자골목 내에는 한국의 맛을 그대로 살린 떡볶이 집이 자리 잡고 운영 중이다. 난뤄구샹은 원나라 시기에 조성된 중국의 대표적인 전통거리다. 그런 이곳에 한국식 식당이 지난해 문을 열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상호명에서부터 '오빠(欧巴)'라는 이름의 해당 상점 직원은 지나가는 행인들을 향해 "오빠, 언니 한 번 맛봐요"라고 한국어로 홍보를 한다. 이곳 역시 식당 주인과 주요 고객은 모두 중국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