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26일 '민중총궐기'가 열린 광화문광장에 모인 촛불들이다.
신영근
설날 연휴 기간을 보내기 위해 모인 대다수 국민의 화제는 단연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과 비선 실세 의혹, 그로 인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것일 것이다. 또한, 벚꽃 대선으로 불리는 대통령선거에 대한 관심 또한 단연 화제다.
이번 설날 기간에 기자의 친척들과 친구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전통적으로 충남 홍성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역대 지자체 선거와 지방의원 선거 그리고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야당이 선택을 받지 못한 지역이다(과거 자민련이 당선된 것이 있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번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보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친척들이나 친구들 중에는 지난 대선에 박근혜 대통령을 선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 장아무개는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을 보면서 나도 4년 전 대통령선거에서 박근혜를 찍었는데 지금은 너무 실망했다. 박근혜를 찍은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최순실을 찍은 거다. 국민을 속인 거 같아서 너무 화가 난다. 나도 촛불을 들러 광화문에 간 적이 있다. 촛불을 들러 나가보니 나같이 박근혜 대통령에 실망해서 나온 사람들이 많이 있더라"고 말했다.
친구는 또 "솔직히 요즘 많이 이야기가 나오는 세월호 7시간 문제도 대통령이 왜 정확히 안 밝히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진작에 사실대로 말하고, 자신이 그 시간에 좀 더 철저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것을 사과하고 용서받으면 되지 왜 사실대로 말을 못하는지 답답하다. 자꾸 거짓말을 하면 또 거짓말에 거짓말이 보태져서 국민이 믿으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친구는 이어 "이번에는 아무래도 조기 대선이 치러질 듯한데 촛불을 들러 나왔던 나같이 보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야권에서 출마하는 대통령 후보를 전부 찍는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야권에서 나온 후보들도 꼼꼼히 살펴보고 올바르게 투표하려고 한다. 이번에는 정말 투표를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매주 열리는 촛불집회에 다녀왔다는 기자의 친척은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결정이 빨리 이루어져야 하고 조기 대선이 치러져야 한다. 앞으로 문제는 대통령 선거인데 여당에서는 누가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 이전 대선에서는 박근혜를 찍었지만 이번에는 야당을 선택하려고 한다. 야당에서는 생각나는 사람이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이다"고 말했다.
이 친척은 또 "지금 대세는 문재인인 것 같은데 대세론이 오래 지속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고, 안희정은 보수층을 흡수하려고 그러는지 약간 말이 바뀌는 것 같다. 특히 사드 문제 같은 것을 보면 말이 자꾸 바뀌는 것 같다. 또 이재명은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너무 과격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 사람들 중에서 후보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