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병영성 풍경. 복원된 남문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이돈삼
설날 연휴를 앞둔 지난 25일. 조금은 특별한 곳, 그러면서도 의미 있는 곳을 찾아간다. 정겨운 고향 집처럼, 고풍스런 담장과 함께 지역말이 살아 숨 쉬는 마을이다. 넓은 성곽이 있고, 아름다운 홍교도 있다. 우리 땅의 역사가 집약된 곳, 전라남도 강진군 병영면이다.
'강진'하면 다산초당과 백련사, 무위사, 청자도요지가 먼저 떠오른다. '남도답사 일번지'라는 명성을 가져다준 곳이다. 요즘엔 마량항, 가우도, 강진만을 찾는 여행객들도 많다. 예나 지금이나 병영은 강진관광에서 다소 비켜나 있는 곳이다.
강진여행이 아기자기하고 감성적인 여성미를 지녔다면, 병영은 장대하고 선 굵은 남성적인 멋을 지닌 곳이다. 예부터 왜구에 시달렸고, 그에 맞선 선인들의 저항과 희생이 뒤따랐던 곳이다. 개성상인과 함께 조선 상권을 좌우했던 병영상인이 태동한 곳이기도 하다. 하멜 덕분에 서구 문명도 일찍 접했던 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