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4일, 서경지부 제2차 집단교섭이 연세대 제2공학관에서 진행됐다.
김동수
박명석 지부장의 물음에 사측은 서경지부 단체협약 요구안의 개정·신설 조항을 받아들일지 말지 아직 서로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사측의 공통안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것이었다. 준비 부족이었다. 박명석 지부장은 사측 담당자들이 단체협약 요구안을 검토할 시간을 줬다. 30분간 정회를 요청했다.
그런데 약속된 정회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사측 교섭위원들이 교섭장에 들어올 때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2차 교섭부터 정회의 늪에 빠져버렸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걸까? 사측은 "시간을 세월아, 네월아" 썼다.
그때였다. 한 서경지부 교섭위원이 이야기했다. 교섭 재개 때 사측 교섭위원들이 어떤 발언을 할지 예측했다.
"오늘 결정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다음에 논의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확률이 90%는 되지 않을까요?"다른 서경지부 교섭위원들도 한마디씩 거들었다.
"90%가 뭐야, 100%지. 조인식 하려고 늦는 거여 뭐여? 자기네들 회사에서 연장수당 받으려고 하나?""일찍 와서 미리 (사측끼리) 회의 좀 하지."오후 4시 20분쯤에 사측 교섭위원들이 교섭장소에 들어왔다. 약속된 휴정시간보다 40여 분이나 늦은 것이었다. 교섭이 재개됐다.
사측 교섭위원들은 1시간여 동안 서경지부가 요구한 단체협약 개정·신설 조항들을 제대로 살펴보고, '어떤 안'을 도출해냈을까? 아니었다. 오늘 교섭에서는 서경지부와 단체협약에 대해 논의하기 힘들다고 했다. 아까 전 한 조합원의 예측이 딱 맞아떨어졌다.
사측은 여러 핑계를 댔다. 이를테면 일부 업체는 자료가 없어서 검토를 못 했다고 했다. 신규업체는 아직 단체협약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렇기에 사측끼리 공통안을 취합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서경지부 교섭위원들이 그게 말이 되냐면서 항의했다. 잠깐의 고성이 이어졌다. 작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교섭에 나왔으면 어떻게 교섭할지 대충 검토는 하지 않았을까? 2주라는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 사측의 교섭 태도가 여전히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