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앞의 몽골 아저씨들.만남의 장소인 이곳에는 눈빛이 선량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노시경
극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몽골 아저씨들 여러 명이 극장의 커다란 기둥 아래에 무리 지어 앉아 있다. 이 국립극장 앞이 장소가 탁 트이게 넓어서 약속장소로 많이 이용되는 것 같다. 그 중에는 눈빛이 그리 선량하게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보인다. 나는 얼른 뛰어가서 극장 입구에서 홀로 기다리던 아내를 데리고 극장 안으로 들어섰다. 극장 내부에는 역대 배우들의 사진과 함께 곧 공연 예정인 포스터들이 붙어 있었다. 시원스럽게 넓고 고풍스러운 공연장 내부와 많은 관람객들이 공연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뜨게 만들었다.
극장 안 내부의 1~3층 관람석은 깜짝 놀랄 정도로 모두 꽉 차 있었다. 우리 앞 좌석에도 외국 관광객들이 있고 특히 서양에서 온 젊은이들이 많다. 예상 밖으로 몽골의 젊은이들도 이 극장을 많이 찾고 있다. 나는 몽골 다큐멘터리에서 보았던 흐미(khoomei)를 직접 들어볼 수 있게 되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넓은 대지를 가진 몽골의 다양한 부족에서 전래된 민속공연이 시작되고 있었다. 극장 안에서는 사진 촬영을 딱히 제지하지는 않지만 나는 앞에 앉은 사람들의 머리를 피해가며 살짝살짝 사진을 찍었다. 첫 공연부터 마두금 연주에 맞추어 몽골의 민속음악이 청아하게 극장 안을 울려 퍼지고 있었다. 마두금 연주자 옆에는 종교의례에 주로 사용된다는 몽골 피리, 림프가 연주되고 있었다. 입으로 숨을 쉬지 않고 코로 숨을 쉬면서 피리를 부는 모습이 참으로 특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