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1동 신년인사회 모습
김일웅
매년 연초엔 자치구별로 지역의 주요 인사들과 주민들이 참여하는 신년인사회를 개최하고 힘찬 새해 출발을 다짐합니다. 이어서 각 동별로도 신년인사회가 진행되는데 이 자리에는 구청장을 비롯한 구청의 주요 간부들이 참석해 새해의 주요 시책사업과 정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합니다.
제가 정의당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북구도 지난 13일 강북구 신년인사회를 진행한데 이어 16일, 수유2동을 시작으로 동별 신년인사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구청이 주관하는 행사는 으레 시작 부분에 구청장, 구의회의장, 국회의원, 각 정당의 지역위원장 등 정치인들을 소개하고 인사말을 듣는 시간이 배치됩니다. 그런데 원외정당이나 소수정당의 지역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예전 진보신당 위원장 시절에도 이미 그런 일을 겪었었기에 신년인사회 참석하기 전 전화로 문의를 했습니다.
담당 공무원은 내빈 소개는 시켜주지만 인사말은 국민의당 지역위원장까지만 기회를 준다고 답합니다. 무슨 근거와 기준으로 그렇게 진행하는지 재차 묻자 '그동안 관행적으로 그렇게 해왔고 구청 행사니까 구청에서 정한 기준대로 한다'는 어이없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심지어 행사장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담당부서 과장은 항의하는 저에게 '지역위원장 증'을 제출하라는 등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이날 신년인사회에 참석해서 소개된 '내빈' 중에 인사말을 할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은 정의당 지역위원장인 저, 한 사람 뿐이었습니다.
권한도 근거도 없는 강북구의회의 의전 요구강북구청의 이러한 행태는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헌법에 보장된 정당활동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이고 소수정당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기에 그날 바로 항의공문을 보내고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틀 후에 있었던 번1동 신년인사회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기에 내빈 인사말 순서가 끝날 즈음에 그냥 일어나서 앞으로 나가 마이크를 잡고 "정의당이 소수정당이어서인지 저에게만 마이크를 주지 않아서 저도 잠깐 인사드리려고 나왔습니다. 괜찮으시죠?"라고 말씀드리고 주민들께 인사를 했습니다.
항의공문을 보낸 지 3일만에 구청에서 '국회교섭단체가 구성된 정당에 한하여 내빈소개 및 인사말씀, 국회교섭단체가 구성되지 않은 정당에 대해서는 내빈소개 하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규정'했다고 답변을 해왔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항의전화를 하는 당원 한 분에게 담당 공무원이 '구의회의 요청이 있어' 이러한 의전 기준이 적용되었다고 실토(?)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