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그림. 우체통에 뭔가 들어온 넷째 날. 이제 아이는 얼른 문을 열고 달려 나갑니다.
최종규
편지에는 "우리 친구하자"라는 글이 적혔대요. 아하, 놀이동무를 사귀고픈 어느 아이가 그동안 선물을 보냈군요. 말 없이 마음을, 백 마디 말보다 한결 짙은 마음을, 서로 아끼려는 따사로운 마음을, 넌지시 우체통에 넣어서 보냈네요.
그림책 <우리 친구하자>에 나오는 아름이는 나흘째 되어서야 비로소 그 마을 아이를 만납니다. 어쩌면 그 마을 아이도 그곳에 새로 옮긴 지 얼마 안 되었을 수 있어요. 그 아이도 어머니랑 아버지가 너무 바쁜 탓에 함께 놀 동무가 없을는지 몰라요. 낯선 마을에서 낯선 아이들한테 선뜻 다가서지 못하다가, 저처럼 낯선 마을에 옮겨 온 또래를 만나서 무척 반가웠을 수 있어요.
기쁜 마음을 살며시 누르면서 제비꽃을 민들레를 편지를 종이인형을 몰래 우체통에 넣었을 테지요. 빨리 놀이동무가 되어 신나게 웃음꽃을 피우고 싶지만, 부끄럽기도 하고 멋쩍기도 해서 말 없이 마음만 보냈을 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