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백령호
강제윤
농사지을 담수가 없으니 간척지 일부만 논이 됐을 뿐 대부분은 황무지로 방치되어 있다. 백령호는 숭어, 망둥어 등 바닷물고기의 서식지가 돼 버린 지 오래다. 오·폐수가 유입되고 해수유통이 안 되는 백령호의 오염 또한 심각하다. 오염된 백령호에서 흘러나오는 오염물질 또한 사곶 해변을 썩게 하는 주범 중 하나다.
실패한 간척 사업은 막대한 혈세를 낭비하고, 150만 평의 황금 갯벌을 없애 버렸고, 이제는 천연기념물 사곶 해변까지 죽이고 있다. 하지만 문화재청도 인천시도 옹진군도 어느 누구 하나 관심이 없다. 실패한 간척사업의 책임자인 한국농어촌공사는 황무지가 된 간척지를 옹진군에 떠넘기고 슬그머니 발을 빼버렸다.
해법은 제방 트는 '역간척'뿐언제까지 죽어가는 천연기념물을, 세계 두 곳뿐이라는 천연비행장을 내버려 두어야 할까. 살릴 방법이 있는데도 말이다. 역간척이 그 방법이다. 실패한 간척사업으로 황무지가 된 땅과 백령호는 제방을 터서 해수유통을 시키고 갯벌로 환원해야 한다. 그 길만이 죽어가는 사곶 해변을 살리고 백령도의 황금 갯벌을 되살리는 길이다. 백령도 주민들도 이를 간절히 원한다.
외국의 경우 역간척이 활발하고 성공적으로 추진되는 사례들이 많다. 특히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가 인접한 와덴해 지역은 역간척을 통한 갯벌 생태 복원에 적극적이다. 와덴해의 인구 2천에 불과한 작은 섬 랑어욱도 역간척으로 섬을 살렸다. 랑어욱은 1923년부터 시작된 간척으로 섬이 황폐해졌는데 1986년 더는 간척을 할 수 없는 법안을 만들고 2년의 공사 끝에 역간척을 시도했다.
그 후 10년이 지나자 갯벌 생태계가 살아났고 철새들도 돌아왔다. 역간척 과정부터 랑어욱은 생태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마침내 생태관광의 메카가 됐다. 지금은 섬 주민소득의 99%가 관광 수입이다. 가장 가난했던 섬마을이 역간척만으로 독일에서도 가장 부유한 마을 중 하나가 됐다. 한국에서도 근래 충남도나 순천시 등에서 역간척이 진행 중이다.
사단법인 섬연구소(소장 강제윤)에서 천연기념물 사곶 해변 살리기 캠페인 영상 <백령도의 눈물>을 만들었다. 이 영상은 미국의 댐 해체 운동을 후원하고 있는 친환경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지구를 위한 1% 기금' 후원으로 제작됐다.
섬연구소와 오마이뉴스가 공동으로 백령도 사곶해변 살리기 역간척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 영상을 널리 퍼뜨려 주시면 고맙겠다. 이 영상이 천연기념물 사곶 해변을 되살리고 아직도 간척 사업들로 죽어가고 있는 이 나라 갯벌을 살리는 데 밑거름이 되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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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섬 활동가입니다.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당신에게 섬><섬을 걷다><전라도 섬맛기행><바다의 황금시대 파시>저자입니다. 섬연구소 홈페이지. https://cafe.naver.com/isla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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