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에 ‘한국경제 위기’ 예견한 채널A(1/16)
민주언론시민연합
채널A는 좀 더 거시적인 '우려'를 내놨습니다. 채널A <삼성 경영 시계 '멈춤'>(1/16 http://bit.ly/2ivMo1J)은 이미 제목에서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만으로 삼성그룹의 경영이 멈췄다고 과장했습니다. 상식적으로도 비현실적인 묘사입니다. 하태원 앵커는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로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황규락 기자는 "국내 대기업의 맏형 격인 삼성. 한국 수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만 20%가 넘고, 시가총액은 코스피 시장의 5분의 1을 차지"한다며 '맏형 삼성'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난 연말 예정됐던 사장단 인사 등 조직개편은 무기한 연기됐고 지배 구조 개편에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세계 최대 전기장치 기업인 미국 하만을 인수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던 전략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인수가격만 약 9조 원으로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미국 내 소액주주 반발에 이어 삼성의 경영 공백까지 악재가 겹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재용 구속=한국경제 위기'라는 전형적인 '재벌 프레임'입니다.
2. SBS는 과도한 위기론 경계, JTBC는 삼성 피해 예상 보도 없어 TV조선과 채널A처럼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MBC와 MBN도 비슷한 수준의 '삼성 걱정' 보도를 1건씩 냈습니다. MBC는 "구속영장 청구 자체로도 경영상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입니다. 당장 삼성전자의 인수에 반대하며 집단소송을 제기한 미국 하만의 소액주주들이 기업윤리 문제를 추가로 제기할 가능성"을 전했습니다. MBN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2.14% 하락 마감했는데, 이보다 더 큰 우려는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입니다. 계속된 수사로 삼성그룹이 인사를 미루면서 사업 재편과 투자, M&A와 같은 중장기 계획 수립이 전면 중단된 상태"라고 강조했습니다. MBC는 TV조선처럼 삼성이 받을 타격을, MBN은 채널A와 같이 이재용 구속이 한국 경제에 미칠 타격을 예단하는 '환상의 콜라보'를 보여준 셈입니다. KBS는 16일엔 이런 보도가 없었지만 이틀 전 <영장 결단 내일 이후…고심 깊어진 특검>(1/14 http://bit.ly/2ipMlEt)는 채널A와 내용이 상당히 흡사합니다.
SBS와 JTBC는 어떨까요? SBS <삼성 "특검의 결정 이해하기 어렵다">(1/16 http://bit.ly/2jSxcYw)도 삼성 측의 우려와 걱정은 전했지만, "시장은, 지금 당장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업황이 워낙 좋기 때문에 실적이 고꾸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미래 불확실성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라며 지나친 위기론을 경계했습니다. JTBC는 '삼성의 피해'나 '한국경제 타격' 관련 보도 없이 "대가성 지원이 아니라 박 대통령의 강요 때문"이라는 삼성의 법리적 반박만 전달한 보도를 1건 냈습니다.
3. 구시대 재벌 논리 반복하는 방송사들…사실만 보도해야16일 특검의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관련 보도량은 KBS‧JTBC‧TV조선‧채널A‧MBN 5건, MBC‧SBS 7건입니다. MBC‧TV조선‧채널A‧MBN은 앞서 설명한 '이재용 구속=경제위기'라는 프레임의 보도 1건 외에도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로 인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금을 출연한 다른 재벌 기업들도 비상사태에 빠졌다는 보도를 1건 추가했습니다. 결국, TV조선‧채널A‧MBN 3개사는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 관련 보도 5건 중 절반에 가까운 2건에서 '재벌 걱정'을 한 셈입니다.
그러나 '재벌 총수 구속=기업과 한국 경제의 위기'라는 프레임은 오래전부터 재벌이 내세웠던 방어 논리에 불과합니다. 일단 이런 도식은 삼성의 범죄 혐의를 은폐하려는 의도를 지닙니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지시 아래, 최순실 관련 재단은 물론 최순실 개인 회사에까지 430억 원이라는 거금을 제공했습니다. 심지어 그 목적은 기업 경영과 하등 관련이 없는 정유라 말 구매 등 사적 지원이었으며 박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라는 부정 청탁을 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여기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최순실 일가 지원을 몰랐다고 증언해 위증 혐의도 적용이 됐고 이에 따라 증거인멸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특검은 판단한 겁니다.
이 부회장의 이런 혐의들은 삼성그룹 운영이나 한국 경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법치의 기본을 지키기 위해서는 철저한 수사가 필요합니다. 재벌 총수 한 명이 없다고 해서 마치 기업의 모든 의사결정이 멈춰서 손실이 발생하고 한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논리는 인과성이 입증되지 않은 허구적 주장이기도 합니다. SK와 CJ처럼 재벌 총수가 수감된 바 있는 기업들도 당시 이런 논리를 폈지만 아무런 문제 없이 기업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방송사들이 이런 논리를 반복하는 것은 재벌을 두둔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4. '노타이'로 분위기 바꾼 반기문? 하루도 쉬지 않는 '반파라치' MBN방송사들의 '반기문 띄우기'는 여전합니다. 특히 MBN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반기문 전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다니며 '동정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반 전 총장 행보에 대한 미화는 수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MBN <넥타이 푼 반기문>(1/16 http://bit.ly/2j2VCie)에서 김주하 앵커는 "한국에 도착한 지 5일째인 반 전 총장이 뭔가 바뀌었다"면서 "어두운 색깔의 넥타이를 벗어 던지고, 오늘은 아예 노타이 차림"이라고 전했습니다. 정규해 기자는 "안정되고 깔끔한 코디로 귀국 인사를 마친 반 전 총장은 귀국 초반엔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조문 정치에 집중"했지만 "현장 방문과 소통 등 민생 행보가 본격화되면서 스타일이 확 달라졌"다면서, "밝은색 넥타이로 분위기를 전환하는가 하면 노타이 횟수도 부쩍 늘었"다고 비교했습니다. "넥타이를 푼 채 청년들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눴다면서 13일 자사도 보도했던 반 전 총장의 '청년층과의 식사' 장면을 또 보여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