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전기차 충전기 (좌측부터 가정용 완속, 공공 급속, 공공 완속)
이영섭
현재 전기차 충전요금은 정부와 각 지자체의 방침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기에 일률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예를 들어 가정용 충전요금의 경우 1만5천 원 정도의 기본요금이 부과되는데 정부 지침에 따라 향후 3년간 100% 면제되고 있다. 충전 요금도 50% 할인이 적용되어 기존 54원~230원 내외이던 요금이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 상태다.
공공 충전기는 좀 더 복잡하다. 설치 및 운영 주체가 환경부냐, 한전이냐, 그도 아니면 민간 사업자냐에 따라 무료로 충전 가능한 곳도 있고, 유료로 운영되는 곳도 있다. 유료인 경우에도 kW당 요금이 170원에서 300원 이상으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아무튼, 가장 이상적인 환경은 단독 주택의 개인 주차공간에 전용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이다. 전기차 사용자들 사이에서 소위 '집밥'이라 불리는 이 호사를 누리려면 일단 마당 있는 단독주택이 필요하다.
나 같이 아파트나 빌라 등 공동주택에 사는 경우에는 가정용 충전기 설치가 결코 쉽지 않다. 공용 주차장에 충전기를 설치하려면 입주자대표회의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동의서를 받는 게 너무나 어렵다는 사실. 대부분의 전기차 구매 희망자들이 바로 이 단계에서 포기하곤 한다.
생각해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파트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놓고 그 앞에 전기차만 주차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데 좋아할 주민이 누가 있겠는가. 문제는 전기차 사용자 입장에서도 골치 아픈 건 매한가지라는 사실이다.
내 전기차 충전기 앞에 일반 차량이 주차해 놓았다면? 전화해서 빼달라고 해야 할 것인가? 이건 서로에게 못할 짓이다.
그래, 일단 아파트에 고정형 충전기를 설치하는 건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