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서경지부 교섭위원이 서경지부의 단체협약 요구안을 보고 있다.
김동수
노조는 사측 교섭위원들에게 서경지부 집단교섭 요구안을 제시했다. 서경지부의 요구안은 임금협약과 단체협약으로 나뉘었다. 임금협약의 주요 골자는 기본시급 1만 원이었다. 최저임금 1만 원과 연계되는 사안이었다. 올해는 임금협약과 함께 단체협약도 새로 갱신해야 한다. 서경지부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2년이 완료됐기 때문이다. 올해 협상할 단체협약에 개정·신설 조항도 일부 포함됐다.
그런데 갑작스레 사측 교섭위원 자리 쪽에서 조금은 커다란 목소리가 노측 교섭위원 쪽으로 흘러 들어왔다. 2017년 서경지부 집단교섭 요구안을 보면서 하는 말이었다.
"왜 이렇게 요구사항이 많아?"혼잣말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일부러 들으라고 이야기하는 듯싶었다. 나는 누군가의 혼잣말이 꽤나 귀에 거슬렸다.
요구안 설명을 완료했다. 이후, 사측의 교섭대표와 간사 선출로 30분간 정회됐다. 그러나 끝내 대표와 간사 선출에 실패했다. 용역업체 담당자들은 다음 2차 교섭 전까지 선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아까 기본협약서 서명 거부 업체 담당자가 노조에 아무 말 없이 정회시간에 도망갔다. 다른 업체 사장과 담당자들은 끝까지 남아 있었는데. 도망간 사측 교섭위원으로부터 노동자를 무시하는 태도가 느껴졌다. 첫 교섭부터 교섭 상대의 무책임한 모습에 실망감이 밀려왔다.
"매 교섭마다 그래요. 2년 전에는 첫 교섭 때 아예 용역업체들이 참석을 안 했었으니까요. 교섭 태도가 정말 불량하죠."분회장님이 귀띔해줬다. 나도 얼추 안다. 작년 집단교섭에 참석했었으니까. 불성실한 교섭 태도를 지속해온 사측의 모습이 얼마나 답답했는지. 매번이 고난의 연속이었다. 여태 한 번 쉽게 교섭이 끝난 적이 없다.
"(다음) 2차부터는 요구안을 갖고 교섭을 진행할 겁니다."1차 교섭이 드디어 마무리됐다. 나는 상견례만 하고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생각보다 꽤 오랫동안 진행됐다. 올해는 단체협약도 교섭 사안인 만큼, 예전보다 더 치열해질 듯싶다. 단체협약에 단어 하나 추가하는 일로 노사 간에 오랜 논쟁이 이어질 테니까. 과연 몇 달 동안 교섭이 이뤄질까? 2주 후부터가 진짜 교섭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