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이란? 나무 그늘 누리면서 물놀이 갈 짐을 챙기는 곳.
최종규
우리 집 나무는 고이 자랍니다. 고이 자라며 우거지는 나무는 여름에 그늘을 시원하게 베풀고, 겨울에 찬바람을 막아 주어요. 마당에서 나무를 누리면서 햇빛이 움직이는 결을 살피면, 여름해와 겨울해가 어떻게 다른가를 새삼스레 느낄 수 있어요. 달력에 적힌 날짜나 절기가 아닌, 몸으로 익히는 하루가 돼요.
해가 뜨고 지는 자리를 헤아리면서 마당살림을 가꿉니다. 그늘하고 볕을 알맞게 다스리면서 늘 새로운 살림을 북돋아요. 저희 집 마당은 마을에서 그리 안 넓지만 우리 깜냥껏 이 마당을 여러모로 씁니다. 아이한테는 놀이터요, 어른한테는 일터이고, 다 같이 쉼터이면서, 손님이 들면 모임터예요. 밤에는 봄가을 여름겨울 언제나 별을 보는 '별터'가 되고, 철마다 향긋한 '꽃터'를 이루며, 맛깔스러운 '나물터'로 거듭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