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안녕! 안녕...> 앞뒤표지강동구 고적주공아파트 재건축을 앞두고
문화예술공작소 아이야
안녕? 안녕! 안녕...낡은 집을 새 집으로 다시 짓는다는 재건축.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 함께 쌓은 추억의 풍경들이 사라져버릴까 걱정도 된다. 나무보다 더 높이 올라갈 새 아파트에 가려 창밖으로 벚꽃이 흐드러지던 신혼집,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함께한 동네 친구들과 깔깔대던 놀이터, 감기로 앓아누운 날 문 앞에 놓고 간 동네 친구의 죽 한 그릇, 유모차를 밀고 수도 없이 걸었던 가로수길…. 그 모든 것이 사라질까, 잊힐까 자꾸 마음이 쓰였다.
이런 마음을 모아 우리가 살았던, 우리만 알았던, 우리 동네 '나의 살던 아파트'를 그림책으로 남기는 작업을 작년 봄부터 가을까지 진행했다. 강동구에 살면서 고덕주공의 기억을 간직한 작가들 중 출판·편집과 사진 찍는 일을 함께 하는 조기옥 작가, 어린이들과 미술작업을 오래 해온 김경원 작가, 그리고 극작가인 내가 공동작업한 그림책 <안녕? 안녕! 안녕…>(정가람 글, 조기옥 사진과 편집, 김경원과 아이들 그림, 문화예술공작소 아이야 펴냄).
그림책을 만든 경험이 없는 세 작가였지만 오래된 동네가 사라지기 전에 기억을 기록으로 남겨 모두의 추억으로 선물하자는 마음을 모으고 서울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의 도움도 받아 지난해 11월 소박한 그림책이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