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울산시 남구 제이에스 웨딩홀에서 열린 국민의당 울산시당 당원대표자 대회에 참석한 당대표 후보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병호, 손금주, 황주홍, 김영환, 박지원.
연합뉴스
작년 4월 총선, 정당투표율 26.74%로 더불어민주당을 제치고 '녹색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은 최근 지지율 10%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지지율 1위 후보였던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지지율 4위까지 떨어진 지 오래다. 국민의당이 당대표·최고위원 등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통해 지지율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국민의당은 6일 경남·부산·울산을 시작으로 전국 시·도당 개편 대회를 통해 당 지도부 선거 일정을 시작했다. 매일 지역별로 시·도당 위원장을 선출하고, 오는 15일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들 연설을 차례로 듣는 식이다. 당대표·최고위원에는 김영환·문병호·박지원·손금주·황주홍 후보(이름순) 등 5명이 나왔다.
이날 영남권 일대에서 진행된 후보자 합동연설회 내용은 대체로 박지원 대 반(反)박지원 구도였다. 5명 후보 중 박지원 의원의 당대표 선출이 유력한 가운데, 다른 후보들이 박 후보를 향해 '헌정치', '낡은 정치'라며 일제히 맹공격에 나선 것이다. 앞서 출마가 유력했던 정동영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박 의원의 당대표 대세론이 굳어졌다.
후보자들은 연설에서 "새정치·안철수가 사라지고 헌정치·특정인의 원맨쇼가 활개를 쳤다. 스스로 '시험을 잘 본다'지만 국민들은 점수를 안 준다(문병호)", "우리 당에 사랑의 매가 필요하다. 한 자릿수 당 지지율을 바꾸려면 당대표를 바꿔야 한다(황주홍)", "낡음은 새로움을 이길 수 없다. 이제 변화는 필수(손금주)"라며 박 후보를 향해 일침을 가했다.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연설회에서는 다소 노골적인 요구도 나왔다. 김영환 후보가 연설 도중 박 의원을 쳐다보며 "3개월만 자리를 비워주시라, 자리 좀 양보해달라"고 말한 것이다. "(박 후보는) 국회의원 되시지 않았나. 저는 의원직도 버리고 왔다"는 너스레에 청중들은 웃음을 터뜨렸지만, 박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다른 곳을 바라봤다.
"박지원 희생하라" 요구에 박지원 "이 정도면 잘한 거 아니냐"김 후보는 이어진 울산 연설회에서도 "(박지원 후보는) 오히려 '나를 밟고 가라'고 해야 한다. 선당후사(先黨後私:개인 안위보다 당을 위해 희생함)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내 다소 굳은 표정이던 박 후보는 옅은 미소만 살짝 보였다. 그는 이어 단상에 올라 "이 정도 했으면 잘한 것 아닙니까"라 반문하며 "거대 양당 사이에서 38석 가지고 존재감을 보인 건 박지원 덕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