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계햇수로 투병 5년차, 몸무게가 관리하지 않던 수술전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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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달 뒤면 수술하고 세 번째 돌아오는 정기검진이다. 처음 병을 발견하고 치료를 받을 땐 '현재'라는 시간안에 갖혀버린 듯한 기분이었는데 어느새 햇수로 투병 5년차가 되었다. 최근 창업활동으로 인해 정신 없는 나날들을 보내느라 연말연시 기분도 느끼지 못했는데 새해를 맞이하던 지난 12월 31일, TV를 보다 문득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위해 독방에 갖혀 2014년 새해를 맞았던 기억이 났다.
2017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나는 하나의 계획을 세웠다. 그건 바로 '체중조절'이다. 지금의 내 체중은 한창 몸이 불어난 상태로 수술을 받던 지난 2013년과 같다. 그만큼 나 스스로에게 또 다시 나태해져 '건강'이라는 녀석을 등한시 하고 살았다는 증거다. 체중이 늘어난 이유는 잦은 음주와 무분별한 식습관, 운동부족이다. 수술하고 회복하던 시절 살기 위해 매일 운동하고 몸에 좋은 것들만 먹던 나는 온데 간데 없었다.
수술과 방사성 요오드 치료라는 힘든 과정을 겪을 때 나에게는 '일상생활'이 목표가 되었다. 그렇게 감사한 '일상'을 얻고나니 금세 무뎌져 또 '막 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나 자신에게 너무도 '너그러운' 내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국가에 등록된 '중증환자'이고 죽는 그날까지 눈 뜨면 약을 먹어야 하는 암 경험자다.
지난해 7월, 동료들과 새로 시작한 사업이 바빠지면서 나의 인생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에 자연스럽게 소홀해졌다. 인생의 경험을 필요한 누군가에게 나누고 그 들에게 '희망'이 되고자 했는데 나의 역량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여전히 내 블로그의 '킬러콘텐츠'는 '암 투병기'이고 아직도 많은 분들이 찾아와 질문과 응원의 댓글을 남기곤 한다.
언제부터였는지 불과 얼마전의 나와 같은 모습을 한 그들의 질문이 귀찮아졌다. 그들에겐 세상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고민이 많은 시간일 텐데 나는 그 단계에서 같은 질문을 헤아릴 수도 없이 받고 답변하다보니 어느새 기계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었고 그 답변을 하는 것조차도 귀찮아졌다. 인간이란 참으로 간사하다.
귀찮았던 댓글 질문...나의 신년 계획을 만들어 주었다